hOUR MAGAZINE 12월 호
글 ㅣJㅣ 2023/10/16
말하는 감자. 흘러가는 대로 살았는데 할 줄 아는 것이 몇 개 없는... ... 고학년의 말하는 감자가 되었다.
멋진 선배가 된 자신을 상상했던 갓 입학했던 새내기 시절의 나에게 조금 미안해지는 모습이다. 하나둘씩 제 자리를 찾아가는 동기들과 친구들은 반짝반짝 빛이 나는데, 나만 여기 남아 방황하는 현실이 아프게 다가오는 요즘이다. 조급해 봐야 좋을 것이 없다는 것을 안다. 모두에게 맞는 속도가 있다는 것도 안다. 언제나 다정이 이기는 세상을 꿈꾼다고 말하면서, 나 자신에게 너그럽게 구는 것은 왜 이렇게 어려운 건지 모를 일이다. 나에게 채찍질만 하다 보면 남는 것은 너덜너덜해진 마음과 비참해진 기분뿐이다.
지친 마음을 어떻게 달래야 하나 고민하다, 미우나 고우나 나라는 존재와는 평생 함께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수없이 많은데 내가 나를 미워하기 시작하면 누가 나를 아껴주나 싶어진 것이다. 마음을 고쳐먹기로 했다. 여전히 완벽하진 않지만, 꽤 괜찮아 보이게 될 나를 위해, 남은 올해만큼은 함께 노력해 보는 것은 어떨까. 슬픈 감자에서 행복한 감자가 되기 위한 솔루션 몇 가지를 제안해 본다.
-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평소 가지지 못한 것에 생각하기보다는 내가 가지고 있는 것에 집중해 보자. 빈 종이를 하나 가져와 객관적으로 바라본 나에 대해 적어보는 것이다. 사람은 모두 각자 가진 장점과 역량의 정도가 다르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발견하지 못했던 내 약점이나 장점을 발견하게 될 수도 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약점에 너무 집착하지 않는 것이다. 그냥 나는 그런 사람인 것을 꼭 받아들이려 노력해 보자.
-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기
내가 어떤 것들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는지 상기해 보는 것이다. 귀여운 양말 따위의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좋다. 내 취향은 어떤지 생각하다 보면 나 스스로에게도 귀여운 구석이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나 이상 나와 취향이 가장 잘 맞는 존재는 없다. 나라는 베스트 프렌드를 이끌고 밖으로 나가 좋아하는 커피를 마시며 쇼핑하는 것은 어떨까. 죽이 척척 맞아 제법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다.
- 나 자신의 1등 팬이 되어주기
나 스스로를 덕질해 보는 것은 어떨까. 가장 좋아하는 존재에게 어떤 것을 해 주고 싶은지 잠시 생각해 보자. 무슨 일이 있어도 응원해 주고, 맛있는 것을 먹여주고, 깨끗하고 예쁜 옷을 입히고, 가끔 잘못한 일이 생겨도 필요 이상으로 다그치지 않는 이상적인 행동들. 다만 대상을 나 자신으로 바꿔 주는 것이다. 서로를 절대 배신하지 않을 존재가 있다는 건 생각보다 더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
사실 누구나 떠올릴 수 있는 것들이다. 말이 쉽지, 실행이 가장 어렵다는 것도 모두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말뿐이라도 어떤가. 상상만으로도 마음이 조금 따뜻해졌다면 행복한 감자 솔루션의 소임을 다 했다고 생각한다. 그간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달려온 나 자신과 여러분에게 작은 축하를 보내며, 더 빛날 앞으로의 시간이 여러분과 함께하기를 기도한다.
INSTAGRAM @ourhour.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