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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리아나 Apr 14. 2023

사랑이란 어쩌면

Sal da Vinci. Cose

https://youtu.be/l9jAtB_qEzM






이탈리아 국민 가수 살다빈치의 노래 Cose (things)는

한때 사랑했던 연인을 생각나게 하는 스웨터, 신문, 책, 셔츠.. 물건을 하나하나 볼 때마다 그리워하며 가슴 아프지만 그럼에도 세상은 무심하게 돌아간다는 애절한 노래이다. 이탈리아어와 포르투칼어가 섞인 노래지만 이태리 감성은 우리와 잘 맞는다.


사랑이란 어쩌면 짧은 봄날 같아서 더 그립고 아픈 것이다. 사람의 뇌는 힘든 시간을 오래 기억하기 위해 사진을 연사로 찍듯 기억에 저장한다고 한다. 생존을 위해 다시 힘들 때를 대비하려는 수단으로 그 시간을 유난히 길게 기억하는 것이다. 쓸데없이 선명한 기억 때문에 내 뇌를 탓할 수도 없게 생겼다.


사랑이란 어쩌면 스쳐 지나가는 봄날의 꽃 같아서 지고 난 뒤 연둣빛 잎사귀가 점점 초록으로 물든다 해도 여전히 아쉽다. 남녀의 사랑뿐 아니다. 엄마의 손길 가득했던 집에 살면서 아직도 틈새마다 구석마다 엄마가 느껴지지만 받아들이기로 마음먹기까지 힘이 들었다. 뇌는 이럴 때 각별한 노력이 필요한 영역인 게 분명해 보인다. 그러니 좋은 음악을 들으며 그러려니 하는 수밖에. 먼지하나 없던 집을 어지럽히고 있는 날 반성하며. 열심히 견뎠다. 나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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