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아니 에르노는 소설 <단순한 열정>에서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 그 사람이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러나 그 사람 덕분에 나는 남들과 나를 구분시켜 주는 어떤 한계 가까이에, 어쩌면 그 한계를 뛰어넘는 곳까지 접근할 수 있었다.라고 썼다.
내게 진실함과 관대함이 있다면 상처는 상처로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다. 물론 마음대로 잘 되진 않는다. 근심과 두려움이 가로막을 때 적당히 구겨 품어낼 수 있는 힘은 연습 없이는 상당히 어렵기 때문이다. 음악을 하는 데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약 몇 알을 삼켜도 공허함과 외로움이 엄습할 때 오늘처럼 소주 한 잔이 생각난다. 추억을 안주 삼아 쓰기도 하고 달기도 한 오묘한 한 잔 술은 지친 내 등허리를 두들겨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