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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회사는 있어도 좋은사장은 없다
10화
세무조사
by
석담
Jun 27.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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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어느 날 다섯 명의 낯선 사람들이 공장 마당에 전 방위적으로 배치되어 출입구 문을 열고 거침없이 들어왔다.
처음 보는 낯선 풍경이었다
.
세무 조사가 시작된 것이었다.
내가 이 회사에 재직하는 동안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었던 세무조사를
실제로 받게 될 줄은 몰랐다.
사장과 그의 아들은 낮은 자세로 조사관들을 대했고 세무 조사는 장장 한 달간이나
계속되었다.
성실납세자라는
든든한
바람막이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동안 사업주가 저질렀던 비리와 부정이 모두 드러날 게 불을 보듯 뻔했다. 급하게 중요한 자료를 숨기라고 지시를 해봤지만 곳곳에 배치된 세무 조사관의 눈을 피해 숨기는 것은 불가능했다.
현장 작업자들에게 세무조사 사실을 모르게 하라고 지시했지만
이미
공장 내에서 세무조사가 시작된 것을 모르는 직원은 없었다.
작업자들은 사장 일가의 비리가 드러날 기회가 왔다며 은근 고소해하기도 했다.
세무 조사의 방향은 내가 그동안 불합리하고 불법이라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상당수 포함되었다.
자녀 명의의 회사와의 내부 거래, 사장 가족들의 직원 등재와 부당 임금 수령, 그리고 통상적인 세무조사 영역인 무자료 거래 등이었다.
이틀에 한 번 꼴로 국세청 조사관들이 찾아왔고
요구한 자료들을 들고 내가 직접 국세청을 방문하기도 했다.
지루한 세무조사는 공식적인 일정이 끝나고도 그들이 요구한 서류를 작성하는 일들로 계속되었다.
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직원들에게 월급 잘 주고 세금 많이 내는 걸로 기업가는 그들의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지.
기업가에게는 정직성과 도덕성이 무엇보다 요구된다.
그 정직성과 도덕성은 기업의 매출이나 이윤보다 중요한 기업을 지탱하고 우리 사회를 유지하는 근간이 되는 것이다.
세무 조사는 끝났고 회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과징금이 얼마나 나왔는지는 나도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나는 알고 있다.
천문학적인 과징금을 맞아도 사장은 절대 바뀌지 않을 거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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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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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며 농사짓는 도시농부입니다. 남는 시간에는 사람의 향기를 찾아 산에 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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