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반지

by 석담

엄마 반지 못 생겼네

쭈글쭈글 울퉁불퉁

엄마 손 닮았네


해 저물도록 밭 일에

삶에 시달리고 세상에 부대끼며

세월에 퇴색되어 광 바랜

엄마 반지는 당신의 얼굴


엄마 패물주머니 열리던

엄마 반지는 선물이 되어

내게로 왔다.

나는 반지, 남동생은 시계,

여동생의 금목걸이

셋이서 공평하게 나누었네


선물 받으면 기쁘고 좋아야 하는데

나는 조금도 신나지 않아.

또로록 눈물방울 진주가 되어

엄마 반지 위에 내려앉는다.

이제부터 내 손가락에는 엄마가 항상

같이 있다. 내 맘처럼.


지난 설 전에 청도 본가를 갔었다.

어머니가 부엌 싱크대 안에서 무언가 주섬주섬 찾으시더니 패물을 넣어 두던 주머니를 들고 오셨다.

"나는 이제 이런 거 필요 없다. 너희들 하나씩 갖고 가서 끼든 지 팔아서 쓰던지 해라."


우리 형제는 어머니가 나누어 주는 반지와 시계를 선물 받듯이 받아 들었다.

나는 반지, 동생은 시계, 여동생 몫으로 목걸이.

엄마한테 선물을 받았지만 나는 즐겁지 않았다.

그저 먹먹하기만 했다.

어쩌면 어머니의 마지막 선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더욱 슬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