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이긴 봄을 먹는다

봄동 비빔밥과 봄동 전

by 석담

요즘 검색어 1위가 될 만큼 봄동 전은 두쫀쿠를 뛰어넘는 가장 핫한 음식이 되었다. 오늘 저녁에는 봄동 전에 봄동 무침, 거기다 내가 키운 배추로 엄마가 만들어 주신 맛있는 김치와 수육에 레드 와인을 곁들였다.

최고의 영양식이면서 신토불이 밥상이 아니었나 싶다.


겨울의 기운이 여전히 남은 주말농장에 무슨 생명체가 있을까 생각되지만 몇 가지 겨울 작물들이 추위와 싸우며 여전히 건재하다.

차가운 동토에서 건조함을 견디며 한 줄기 겨울 햇살에 의존하여 기나긴 겨울 여러 달을 꿋꿋이 견뎌온 그들의 강인함에 경외를 느낀다.

대표적인 월동 작물은 마늘과 양파이다. 우리 식생활에 제일 중요한 두 가지 식재료이다.

양파와 마늘은 겨울이 오기 전에 파종하여 엄동설한을 밭에서 보내고 이듬해 6월쯤 수확하는 작물이다. 겨울 내내 그들은 거의 자라지 않지만 죽은 것이 아니다. 단지, 활동을 하지 않고 죽은 듯이 봄을 기다릴 뿐이다.


겨울이 끝나면 그들은 뿌리로 물과 영양분을 끊임없이 빨아올리고 잎으로는 쉴 새 없이 광합성을 해대며 쑥쑥 자란다.

6월이면 마늘잎이 누렇게 바뀌어 수확을 알리고 양파는 밭에 드러누워 내 잡아 잡수시라고 수확할 때를 알려 준다.


봄동은 마늘, 양파만큼 강단이 없다. 영하 1,2도의 추위는 가볍게 이겨 내지만 영하 10도 이상의 강추위는 이겨내지 못하고 동사하기 십상이다. 그래서 강추위가 오기 전에 부직포를 씌워 든든한 방한복을 입혀준다. 겨울이 끝날 무렵 걷어 낸 부직포 속의 봄동들은 짙은 녹색의 생명력을 보여준다. 겨울을 품은 봄동의 푸른 잎에는 겨울을 인내한 깊은 맛이 숨어 있다.

나는 이제 봄동 비빔밥을 만들어 보려 한다.

1. 겨울 내내 밭에서 흙바람을 맞은 봄동은 여러 번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 그리고 물기를 빼준다.

2. 이제 양념을 준비할 순서이다. 마늘을 서너 개쯤 까서 마늘 다지기로 다져주고 대파나 쪽파를 잘게 썰어 마늘 다진 것과 같이 준비한다.

3. 고춧가루, 소금, 진간장, 참치액젓, 까나리액젓과 식초, 설탕, 매실 진액을 같이 넣고 섞어 준다.

4. 마지막으로 깨소금과 참기름이나 들기름을 넣고 위생 장갑을 끼고 잘 버무려 준다.

5. 잘 버무린 봄동 무침에 더운밥을 넣어 비빈 후 달걀 프라이 하나를 얹으면 봄동 비빔밥이 완성된다.

이제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봄동을 즐길 수 있는 시기는 그리 길지 않다. 물론 마트나 시장에 가면 사시사철 봄동을 구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제철에 먹는 제대로의 봄동이 아닐 것이다. 봄이 오기 전에 먹는 봄동이야말로 최고의 제철음식이다.


봄동 비빔밥과 더불어 봄동 전에 도전해 보기를 권한다. 봄동 잎에 부침가루를 반죽해서 프라이팬에 노릇하게 구워내면 막걸리의 최고 안주 봄동전이 탄생한다.

미나리전이나 배추 전도 좋지만 봄동전도 결코 뒤지지 않는 맛이다.


오늘 저녁에 먹은 봄동 무침과 봄동 전은 봄을 부르는 맛이라고 감히 얘기할 수 있다.



# 위에 언급한 레시피는 온전히 저만의 봄동 비빔밥 레시피이다. 전문 요리사나 셰프의 그것이 아니라서 온전히 맞는 요리법이 아닐 수 있음을 미리 밝혀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