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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담 Jan 19. 2022

마음에 위안을 주는 집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내 쉴 곳은 작은 집 내 집뿐 이리".

우리가 아는 동요 '즐거운 나의 집'은 가정의 소중함을 노래로 표현한 곡이다.

세상이 시끄럽고 혼란스럽다. 그 ''을 제대로 짓지 않아 건축현장이 무너져 내리고 실종자는 언제 찾을지 기약할 수 없다. 조속히 실종되신 분들이 가족품으로 돌아갈 수 있길 간절히 빌어 본다.


집은 누구에게나,  언제나 소중하고 의미 있는 곳이다.

우리가 태어나서 자라고 생활하고 생을 마감하는 곳도 집이니 일생의 대부분을 집에서 보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이유로 집의 선택은 언제나 신중하고  중요했다.


고금을 막론하고 이사를 갈라치면 집의 위치나 방위,  구조, 그리고 주변 여건을 꼼꼼히 조사하고 손 없는 날을 골라 택일을 해서 이사를 가고는 했다.

새 집의 경우와 달리 남이 살던 집은 한 가지 더 확인하고 가야 할 것이 있다. 그 집의 역사나 그곳에 이전에 살던 사람의 정보 등이  그것이다.

소위 재수가 있는 집인지 운이 안 좋은 집인지 미리 알아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집을 논할 때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것이 배산임수(背山臨水)이다. 나는 딱 거기까지만 관심을 가지고 집을 고를 때 고려했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현관에서 안방이나 화장실이 보이면 좋지 않고, 주방은 거실에 보이지  않으면 좋고... 등 등 훨씬 복잡한 요구사항이 많지만 그걸 다 맞춰서 집을 짓기란 하늘에 별을 따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나의 집 고르기  1순위는 남향집이 되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이 남향인 것과 무관하지 않다.


결혼하여 가정을 꾸리고 예닐곱 번 이사를 다녔다. 처음 얻은 신혼집은 회사 근처의 이층에 위치한 전셋집이었다.  그런데 집이 가로 건물과 세로 건물이 만나는 모서리에 위치한 비대칭의 약간 이상한 모양의 집이었다. 결론적으로 그 당시 나의 운이나 기운이 별로 였다.


아파트를 분양받아 입주한 우리  부부의 첫  자가주택은 아쉽게도 서향이었다. 우리 가족은 막대한 난방비를 쓰고도 얼마나 추위에 떨었는지 모른다. 남향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달았다.


다음으로 이사한 아파트는 큰 길가의 18층 아파트로 그렇게  간절히 찾던 남향이었다.

그런데 소음이라는 복병이 등장했다.

더운 여름날 밤 창문을 열어 놓으면 도로를 달리는 차의 소음, 그리고 동네 개 짖는 소리까지. 그 얼마나 많은 불면의 밤을 보냈던가?

그 후 다가구 주택을 잠시 운영했었다. 경제적인 메리트는 버릴 수 없는 유혹이었지만 대인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결국 5년 만에 매도하고 말았다.


마침내 작년 4월 남향의  아파트로 산 아래에 위치해 있고 그 옆에는 작은 강이 흐르는 아파트에 입주했다.

주택가 안쪽에 위치해 소음으로부터도 자유로웠다.

나의 만족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아내는 불만이 가득했다.

그건 아마도 건설사가 대기업이 아닌 데서 오는 불만족 같았다. 아내의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것이 아닌가 싶다. 지금은 아내도 만족해하고 있다.


집은 자기만족이다. 판잣집에서도 행복을 느낄 수 있고 100평 저택에서도 불행할  수도 있다.

그저 사는 동안 편안히 자기 몸을 쉴  수 있고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할 것이다.

부를 축적하거나 재산을 증식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집은 더 이상  집이 아닐 것이다.



※ 이 글은 지극히 저의 개인적인 주관에 따라 작성한 것이라 민간 신앙이나 동양 사상에 동의하지 않으시는 분은 무시하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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