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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성적인 회사원 Oct 03. 2023

[41] 나의 직장내 괴롭힘 마지막 이야기

내 이야기는 모두 끝났다, 당신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이번 글은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나의 마지막 글이기 때문에 좀 길 수도 있다. 시간을 충분히 두고 봐주길 바란다. 




직장내 괴롭힘 민사소송이 다 끝났다. 나는 579만원의 손해배상 금액을 받았고 승리하였다. 다 끝난 지금 나는 회사생활에서 참 신기한 것을 발견했다. 이것은 나 뿐만 아니라 다른 몇몇 피해자분들에게도 발생하는 일이다. 몇몇 피해자들이란 직장 내 괴롭힘 신고하고 인정 받았으며, 그대로 회사를 다니시는 분들이다.




사실,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 하고 회사를 그대로 다니는 건 쉽지 않다. 나나 다른 피해자 분들이나 '누구 좋으라고!!' 라는 마음가짐으로 회사를 그대로 다니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퇴사를 한다. 신고 후 나에게 발생하는 일들을 버티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 마음 충분히 이해 한다. 




만약, 당신도 회사를 계속 다닌다면 당신도 이 '의아함' 을 느낄 수도 있다. 이것은 가해자에 대한 것이다. 가해자의 행동이 아예 바뀌었다. 다른 사람 처럼 느껴질 정도다. 나랑 대화를 하거나 그런 것은 아닌데, 나를 보면 갑자기 '공손하게 인사' 를 한다.




'꾸벅' 하고 인사를 하고 지나간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이건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발생하는 일이다. 욕하고 위협하고 때리던 가해자가 언제부터인지 나를 보면 공손하게 인사한다. 처음에는 매우 당황스러운데, 몇 번 더 겪고 나면 평소 느끼지 못하였던 신기한 마음이 든다. 




사실 이 글을 적고 있는 이유는, 이때 어떤 마음이 드는지 당신도 한번 느껴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 자신의 성장에 정말 큰 도움이 되는 마음이고, 자존감이 엄청나게 올라간다. 자세히 설명하기는 어렵고 이해하기 쉽게 말해보자면,




'내가 그렇게 두려워 하던 사람이 사실 별거 아닌 사람이였구나'

'내가 저런 사람 때문에 밤새 잠을 못자고, 정신의학과 약을 먹으며 하루를 버텼어??'

'나는 대체 무엇을 두려워 했던 거지?'




이러한 감정을 온몸으로 느끼게 된다. 이 감정을 느끼고 나면, 가해자에 대한 두려움이 싹 다 사라진다. 추가로, 내가 평소에 무섭다고 생각하던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도 말끔히 해소된다. 




'이 분들도 그냥 보통 사람이구나'




하는 마음이 들면서, 사람을 상대하는 것이 매우 편해진다. 인간관계가 편해지다 보니 회사생활도 더 나아지고, 스트레스도 적게 받게 된다. 인관관계의 스트레스가 적어지다 보니, 삶이 매우 평안해진다. 아마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이라면 평소 인간관계에 대해서 매우 힘들어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나 역시 마찬가지이다. 나는 이번 경험을 통해 무언가 열쇠를 찾은 것 같다. 




이 경험을 당신도 꼭 해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제 마지막으로 해주고 싶은 말이다. 나는 브런치에서 내 이야기를 통해 당신에게 용기를 주고 싶었다. 내가 마지막으로 남기는 말이다. 힘든 상황 속에 있는 당신이, 미래를 위해 행동 할 수 있는 동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인생을 살다 보면 큰 고민을 할 때가 있다. 이 고민은 긍정적인 상황이 아니라 대부분 부정적인 상황에서 찾아온다. 아마 우리에게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찾아왔을 것이다. 하루의 반 이상을 보내는 회사에서 이러한 일이 발생하다 보니, 우리의 삶은 빠르게 망가져만 간다.




가해자의 지속된 괴롭힘 속에서 아무리 고민을 해보아도 답을 찾을 수가 없고, 정신적인 고통만 나날이 쌓여만 간다. ‘어떻게 해야 하지?’ 라는 끝없는 고민은 결국 망상으로 이어지며 점점 두려움으로 나에게 찾아온다. 이 두려움에 빠지게 되면 땅을 박차고 일어날 힘을 잃어 버린다.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 지는 것이다.




누군가 답을 알려주면 좋으련만, 마음에 와 닿는 답을 알려주는 사람은 없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고 바라는 답을 알려주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나 자신을 뿌리 째 흔드는 ‘삶의 고통’ 속에서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누군가는 이대로 괜찮다며, 현재 느끼는 감정을 소중히 여기라고 말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긍정적인 생각을 반복하고, 재미난 드라마나 영화를 보며 힐링 하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사람마다 책마다 말이 모두 다 다르다. 왜냐하면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해답이 없는 문제를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해답이 없다고 해서 이 문제를 풀지 않는다면, 스스로에게 자신감이 떨어지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 할 수 있을 것이다. 가해자에 의하여 하루하루 망가져가고 있는 나를 볼 수 있다.



이게 지속되면 일상생활 자체가 불가능 해진다. 아마 이 글을 보는 당신은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것이다. 당신도 회사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자체가 점점 어려워지는 것을 조금씩 느끼고 있을 것이다. 더 망가지기 전에 행동하였으면 좋겠다.




나를 지키기 위해서, 그리고 나를 걱정하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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