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일기 10 - 마지막 항암을 앞두고..

유방암이 내게서 가져간 것과 남긴 것

by 잠어

내일, 드디어 마지막 항암이다.

가을이 되면서, 비염인으로서 고통을 이겨내는 일도 만만치 않다.

속눈썹도, 코털도 사라져 버려 공기 중의 먼지가 여과 없이 나를 괴롭히고 있다.


나는 AC 4차, TC 4차 총 8차의 항암을 받고 있다.

그 과정에서 잃은 것과 얻은 것이 있다.


먼저 몸의 털을 잃었다.

AC 1차 이후, 2주가 지나자 몸에 있는 굵은 털들이 빠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3주 정도 후에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했다.

매일매일 돌돌이로 빠진 머리카락을 정리하였다.

또, 온몸이 매끈 맨들해졌다.

겨드랑이 털, 음모와 같이 두꺼운 털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으며 팔뚝과 다리털들은 80% 이상 빠졌다.

거울 속의 내가 점점 낯설어졌다.

TC항암을 시작하니, 보들보들한 애기 배냇머리 같은 솜털이 자라기 시작했다.

하지만 TC 2차 이후, 속눈썹과 눈썹이 사라졌다.

세수할 때마다 손에 묻어나던 속눈썹과 눈썹들... 미리 눈썹문신을 해두어서 다행이었다.


일상의 불편함이 생겼다.

속눈썹과 코털이 사라지자, 비염이 심해졌다.

계속 눈물이 나고, 먼지가 눈과 코로 들어왔다.

눈은 짓무르고, 코는 간질거렸다.

하지만 그 사이에도 머리카락은 자라고 있었다.

굵은 머리카락과 보드라운 솜덜이 섞여 자라나기 시작했다.

두피가 살아나고 있었다.

단백질을 열심히 섭취한 덕분일까.

항암이 끝나면 비오틴, 검은콩, 두피 스케일링도 해볼 생각이다.


항암 부작용

더불어 나의 TC 주사 후 찾아오는 부작용을 설명하자면


1~2일은 멀쩡하다가,

그 후 입안이 건조해지고 혀가 하얗게 변하며 핏기가 가신다.

말 그대로 '데인 듯' 갈라진다.

입맛이 사라지고,

무얼 먹든 이상할 만큼 단맛만이 입안에 남는다.

설탕, 꿀, 밥알의 단맛 등 모든 단맛이 한 번에 밀려들어 계속 매운맛, 짠맛등의 자극적인 음식만 생각난다.

그리고 나면 무기력, 몸살, 근육통, 관절통이 찾아온다.

그 일주일은 거의 침대와 하나가 되다시피 누워있게 된다.

그래도 그 시기만 견디면 끝이 난다.


끝이 보인다.

아직 입맛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하지만 마지막 항암을 앞둔 지금은, 모든 걸 견딜 수 있다.

곧 가발을 벗을 날이 올 것이다.

수술일정도 잡혔다.

항암의 긴 터널 끝에서

나는 마침내, 빛을 본 것이다.


나는 나를 늘 북돋아준다.

"수고했어, 앞으로도 포기하지 말고 잘 견뎌보자.

반드시 이겨낼 거야. 건강을 되찾을 수 있어"


암이라는 병은 끝이 있는 것이 아니라,

지속되는 '관리'다.

그렇기에 나는 내 삶을 건강하게 꾸려나갈 것이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힘내자.


나는 반드시 나을 것이고 건강한 나로 돌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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