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 Bedford
1. 로케이션 -과테말라 과테말라 시티
20대 시절 카페아르바이트를 하던 시절에 일하던 카페의 간판메뉴 중 하나였던 “과테말라 안티구아”.
커피로밖에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땅에 왔다.
미국의 캘리포니아와 닮은 듯한 온화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 길 가득한 커다란 나무들, 이미 시작된 크리스마스 시즌의 분위기에 도착한 순간부터 나는 과테말라와 사랑에 빠졌다.
정말 특이했던 건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모든 표지판에 한국어가 적혀있다. 에스파뇰-영어-한국어 만이 적혀있는 공항의 표지판에 오랜만에 보는 한글에 신기하고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사실 23일에 몬테레이->멕시코시티->과테말라시티로 도착했어야 하는 스케줄인데 몬테레이에서의 첫 비행기가 기상악화로 딜레이 되는 탓에 두 번째 비행기를 놓쳐서
멕시코 시티에서 강제로 1박을 하게 되었었다.
그래서 공연 전날인 24일에야 과테말라 시티에 도착하게 되었는데 모두가 입을 모아서 “원래 계획대로 23일에 도착했었으면 정말 좋았겠다.. ” 할 정도로
과테말라시티는 아름답고 평안해 보였다.
2. 공연장 - El Bedford
우리 팀이 과테말라에 공연을 첫 한국 팀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공연장은 홍대의 상상마당보다 조금 큰 정도일까
무대폭도 12미터 정도 되는 아담한 사이즈의 공연장이었다.
1층은 공연장 2층은 대기실이었는데, 거의 통으로 된 가건물 비슷한 느낌의 건물이라 2층은 약간 흔들림이 있고 1층의 울리는 소리가 그대로 다 들려서 2층에 계속 앉아있다 보면 약간 멀미가 나는 느낌이 들었다.
식사는 오늘은 일식!
캘리포니아 롤, 닭고기 덮밥 등등이었는데 오랜만에 먹는 고추냉이맛이 눈물 나게 반가웠다.
3. 공연
-리허설
이제 마지막 2회 정도의 공연. 리허설은 순조롭다 못해 시간이 남아서 사운드 체크 후 가수리허설까지 시간이 남아서 대기실에서 한참을 쉬고 나왔다.
리허설 관람은 오늘도 신청곡을 불러주는 리퀘스트시간.
과테말라에서는 일본음악을 많이 들으시는지
신청곡들이 일본발매된 일본어버전 음악들이 많았다.
가수가 농담으로 저 한국가수인 거 아시죠?라고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로 [카푸치노], [re:wind] 등 일본에서 많이 사랑받았던 곡들을 많이 신청하셨다.
갑자기 신청하신 일본어 곡 가사를 찾기가 쉽지 않아
언젠가 프리즘타임 공연 때 re:wind를 한국어로 번안해서 부른 적이 있는데 그걸 어느 팬분이 블로그에 적어주셨던걸 찾아서 급히 한국어로 노래를 불렀다.
거의 10년 만에 연주하는 브레이크 다운까지 연주하고
놀다 보니 30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기도
오늘의 기도는 가수! 힘차게 파이팅을 외치고 무대로 올라갔다.
-공연
공항에서의 뜨거운 환대만큼 무대에서의 보는 과테말라의 관객들은 정말 뜨겁다.
공연 중간에 기타 J의 무선팩과 가수의 무선팩까지 말썽을 부려서 무대옆의 T감독이 무대 위에 몇 번이고 뛰어올라왔어야 했지만 이 정도 사건은 그냥 웃으면서 넘길 수 있는 강인한 우리가 되었으니까..
키스키스에 This is love까지 셋 리스트에 추가되면서 공연은 점점 더 뜨거워져 간다.
이제 남은 공연은 단 1개.
30일간 10번의 공연 그리고 나라를 넘나드는 20번에 가까운 비행. 정말 고단했고 모두가 힘들었지만 행복했고, 감사했던 한 달간의 시간이 드디어 끝이 보인다.
멤버들의 몸과 마음의 상태는 바닥이지만, 그래도 수많은 관객분들 덕에 그리고 결국은 서로가 있었기에 이 긴긴 한 달을 버텨올 수 있었다.
이제 남은 건 대미를 장식할 멕시코시티로의 마지막여정.
우리의 마지막 공연이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