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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이 Aug 26. 2022

코로나 확진의 순기능

반려견의 일상을 경험하다

 3년 가까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용케도 잘  피해왔던  나는, 보기와는 다르게 수퍼 면역자 일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는 단지 사회성이 매우 떨어지는 삶을 사는 사람 중 하나였을 뿐.  

결국 자가진단키트에 두 줄이 뜨고 말았다.


거대한 산 미치광이(porcupine) 한 마리와

날카로운 유리 조각들을 목구멍으로 넘기는 고통이 지속되고 이럴 거면 누가 나를 그냥 기절시켜주면 고맙겠다는 희망을 품었었다.


강제적으로 반려견의 생활과 다를 바 없는 5일 차.


소파에 침대에 거실 바닥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누워있다가 머리는 산발이 되고



정신 나간 사람처럼 멍하게 있다가 이상한 짓을 하기도 하고


창밖을 내다보며 '나가고 싶어....'를 외치고


영양식도 잔뜩 먹어보고 배 두들기며 꾸벅꾸벅 졸다가


선풍기 앞에서 아아아 아아아아아~~~ 소리를 내본다.


너네 늘 이렇게 재미없게 살고 있었구나.

그래서 내가 퇴근해서 집에 오면 그토록 반가운 것이었구나.


나는 그래도 심심하면 책도 읽고 티비도 보는데...

진짜 니들은 이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거였구나.


다음 생엔 애견인의 강아지로 태어나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그것도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다.



살만큼 아프니까 이제야 예쁜 하늘이 눈에 들어온다.


언니 다 나으면 산책 자주 시켜줄게 우리 댕댕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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