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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이 Mar 29. 2022

애쓰지 마, 노력하지 마.

신경 끄기의 기술

신경 끄기의 기술 (The Subtle Art of Not Giving a F*ck)

마크 맨슨


좋은 삶을 살기 위해 우리 모두는 나름대로 발버둥 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면 충분하지”라는 말은 좀처럼 듣기 어려우며, 언제나 better, more를 입버릇처럼 외친다. 어찌 보면 평생 enough란 말이 내 입에서 나올 수가 없을지도 모른다. 언젠가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지금 행복하지 못한 사람은 앞으로도 행복하지 못할 거다.”


내가 비교적 “괜찮은”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가끔 들 때가 있는데 이는 창조적 활동을 하고 있을 때다. 그래서 필력이야 좀 부족하지만 내 스타일대로 글을 써 내려가는 것을 즐긴다. 또한 아이패드로 깨작깨작 그림을 그리면서도 나의 초등학생 같은 그림체에 심오한 메시지를 담아보려 노력하고 그 노력이 어찌어찌 괜찮아 보이면 그게 또 그렇게 즐겁다. 누가 뭐래도 내 기준엔 내 그림이 창의적이고 기발해서 참 재미있다. 무엇보다 그림을 그리면서 완전 ‘몰입’을 경험한다. 좀 못 그리면 어떤가? 내가 즐거우면 됐다.


게다가 가벼운 마음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데에 감사함을 느꼈다. 왜? 내가 만약 화가라면 난 굶어 죽었을 테니까. 만약 내가 이런 활동이 아니라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서’ 혹은 ‘더 인정받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다른 활동을 했다면 나는 지긋지긋한 두통에서 벗어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이 책은 내게 ‘조금 덜 애쓰며 살아가도 괜찮다’는 위로를 건넸고, 이어서 나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줬다. “너한테 정말 중요한 게 뭔데?” “너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인데 왜 평범한 사람으로 그냥 살면 안 되는 거지?” “사람이 옳은 선택은 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왜 너는 항상 네가 옳은 선택을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거지?”


책을 읽으며 와닿았던 구절들을 적어본다.


1.     세상은 우리를 향해 입을 모아 외친다. 좋은 삶을 살기 위해선, 더 나은 직업과 더 튼튼한 차와 더 멋진 애인 그리고 더 넓은 집을 가져야 한다고.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인생에 관해 사람들이 흔히 떠들어 대는 조언-긍정과 행복으로 가득 찬 자기 계발 요령-은 사실 우리에게 부족한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소비 자체가 부정적인 것은 아니나 지나치게 많은 일에 신경을 쓰는 것은 정신건강에 해롭다. 그렇게 살면 천박함과 허세가 몸에 배기 십상이며 행복과 만족감이라는 신기루를 쫓는데 평생을 바칠 수도 있다. 만족하지 않는 한 행복은 없다. 좋은 삶을 살려면, 더 많이 신경 쓸게 아니라, 더 적게 신경 써야 한다.


2.     애쓰지 마. 노력하지 마, 신경 쓰지 마.

알베르 카뮈가 말했다. 행복이 무엇인지 계속 묻는다면 결코 행복할 수 없다. 인생의 의미를 찾아 헤맨다면 결코 인생을 살아갈 수 없다. 한 마디로? 애쓰지 마.


3.     신경 끄기는 무심함이 아니라 다름을 받아들이고, 진짜 중요한 것에 신경을 쓰기 위함이다, ‘기꺼이 신경 쓸 대상’을 좀 더 꼼꼼히 고르는 것이 바로 성숙이다.


4.     삶 전체를 감정에 따라 살아가는 것은 세 살짜리 꼬맹이와 개뿐이다. 세 살 먹은 아이와 개가 하는 게 또 무엇인가? 카펫에 똥 싸기다. 당신이 결혼할 사람이 당신과 싸울 사람이다. 당신이 구입하는 집이 당신이 수리할 집이다. 당신이 선택하는 직업이 당신에게 스트레스를 줄 직업이다. 어떤 일이건 희생이 따르는 법이다.


5.     모두가 위대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헛소리

모두가 특별하다는 말은 아무도 특별하지 않다는 말이나 똑같다. 지금은 ‘평균’이 성공과 실패를 가늠하는 잣대 역할을 한다. 통계의 한가운데에 있는 상태가 우리 인생 최악의 상황이다. 특별함이 성공 기준인 사회에서는 중간보다는 차라리 밑바닥에 있는 게 낫다. 거기 있으면 적어도 특별취급은 받으니까. 무미건조하고 일적인 삶의 진리를 받아들여야 한다. 내 인생 대부분이 지루하고 평범하겠지만, ‘그래도 괜찮아.’와 같은 자세. 매일같이 능력을 증명하려는 욕구 그리고 무력감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불안감에 시달리지 않으려면 자신이 평범한 존재임을 이해하고 어떤 평가나 거창한 기대도 하지 않는 것이다. 예를 들어 소소한 우정을 나눈다거나, 무언가는 창작한다거나,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돕는 다던가. 따분한 소리 같은가? 우리 삶이 원래 이렇게 따분하다. 그래서 뭐라도 해야 하는 거다. 뭔가 더 나은 가치를 가진 것을.


6.     더 나은 삶을 원한다면 더 나은 가치에 신경 써라

좋은 가치는 현실에 바탕을 두고, 사회에 이로우며, 직접 통제할 수 있는 것이고, 나쁜 가치는 미신적이고 사회에 해로우며 직접 통제할 수 없다. 건전하고 좋은 가치의 예로는 정직, 신, 유연함, 자립, 후원, 자존감, 호기심, 너그러움, 겸손, 창조 등이다. 건전하고 좋은 가치는 내적으로 얻는 것이라 지금 당장이라도 경험할 수 있다.


7.     포커의 관점에서 바라 인생

우리 모두가 카드를 받는다. 어떤 이는 남들보다 좋은 카드를 받는다. 그러니 사람들은 자기가 받은 카드에만 신경이 팔려 망했다는 생각을 하기 십상이지만 사실 게임은 우리가 그 카드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위험을 얼마나 감수할 것인가, 어떤 결과를 받아들일 것인가에 달려있다. 주어진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최선의 선택을 하는 사람이 결국엔 포커게임의 승자가 된다. 삶도 마찬가지다, 최고의 카드를 받은 사람만이 승자가 된다는 법은 없다.


8.     할 거면 하고 말 거면 말아, ‘어떻게’는 없어.


9.     성장은 끝없는 반복 과정이다. 우리는 새로운 것을 알게 될 때 ‘틀린’ 것에서 ‘옳은’ 것으로 나아가는 게 아니라, 틀린 것에서 약간 덜 틀린 것으로 나아간다.


10.   궁극적으로 한 사람의 인생을 의미 있고 중요하게 만드는 유일한 길은 수많은 선택지들을 거부하는 것이다. 즉 자유의 범위를 좁히는 것이다. 우리는 한 가지를 선택해 몰입해야 한다. 하나의 장소, 하나의 믿음, 하나의 사람. 몰입 안에 자유와 해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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