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해줄 것이 없다는 말

포기하라는 말?

by 당이

토토에겐 현재 받고 있는 수액 처치 말고는

더 이상 해줄 게 없다고 한다.

다른 케어가 필요하면 서울대학교 동물병원을 연결해준다고 한다. 거기 입원해서 추이를 볼 수도 있다고. 다만 비용이 아주 많이 든다고 한다.


아니, 나는 입원장에서 토토를 보내고 싶지는 않다. 낫기만 한다면 빚을 내서라도 입원을 시킬 텐데 이 병은 낫는 병이 아니다.


현대의학은 사람도 어찌어찌 숨이 붙어있게는 할 수 있다.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은 잃은 채.

그렇게 약물로 장기를 억지로 일하게 하다

결국 말기환자의 80% 이상이 병실에서 마지막을 맞이한다고 한다.


나는 토토의 삶의 질을 지켜주고 싶다.

나는 내 반려견으로서의 토토를 존중한다.

통증을 조절하며 지내다가 내 품에서 보내고 싶다.

차가운 병실에서 외롭게 숨 거두게 하고 싶지 않다.


2주 가까이 아무것도 못 먹는 토토는

수액으로 연명하고 오늘 혈액검사 결과

췌장염이 더해져서 오늘도 금식이란다.

금식이랄 게 뭐 있나. 아무것도 먹질 않는데.

강급도 하지 말란다.


퇴근하는 길에 곰곰이 생각했다.

왜 아무것도 해줄 것이 없고.

아무것도 해서도 안 되는가..


췌장염이고 나발이고

내 새끼 아사하게 생겼는데..


미음을 끓여서 물을 섞어

3ml 주사기로 3번을 억지로 밀어 넣었다.

10분을 들어 올려 소화를 시키니

금세 잠이 들었다.


잠이 든 지 10분도 채 안되었는데

심장약을 먹일 시간이다.

곤히 자는 녀석을 깨워

엉엉 울며 주사기로 심장약을 또 억지로 먹인다.


나는 네가 무지개다리를 안 건넜으면 좋겠어.

하지만 내 욕심만 채우려고 너를 고통 속에

살게 하고 싶지도 않아.

나는 그냥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내가 너라면 나도 입원장에 갇히고 싶진 않을 것 같거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대신

뭐라도 할래 나는.


전쟁 같은 강제 급여가 끝난 후

너의 모습.


그래도 넌 사랑스러워.

어떤 모습이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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