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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lin Mar 16. 2023

첫 해외여행을 교환학생으로 시작하다

교환학생 첫 장

내가 만난 첫 파리는 회색 하늘이었다. 몸만한 백팩을 걸친 등골 사이로 흐르는 식은땀과, 두 손엔 터질 듯한 캐리어를 쥐고 바라본 파리의 풍경은 현실이었다. 열두 시간이 넘는 비행기 안에서 영화의 한 장면에서 나올법한, 교수님께서 말씀해 주신 유럽의 푸른 들판이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을 상상했다. 

이 사진은 내가 공항을 벗어나 처음 고개를 들어 바라본 파리의 풍경이다. 

파란 하늘의 파리는 온데간데없고, 나는 그저 낯선 땅 아래 서 있는 이름 모를 동양인 학생이었을 뿐이다.


많이 남았다고 생각했었던 그 짧은 시기의 여행기를 담아보려고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반드시 기억은 흐릿해진다. 매일 마셨던 공기, 스쳤던 감각이 마치 다른 세계의 일처럼 사라지기 전 추억 거리를 쌓아놔야한다.

기록하고, 남겨야 한다. 잊혀질 것처럼 굴 때는 꺼내어 다시 한 번 그 냄새를 맡아보아야 한다.

내 인생에 많은 걸 바꿔 놓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하던 이 여행은 겨우 내 손에 몇 개의 에피소드만 남겨 주었다. 그렇지만, 그 다사다난했던 일들로 인해 인생이 조금 더 재미있어졌다.


나는 웃을 일 없는 세상 속 떠올리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추억 한 보따리를 가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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