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프롤로그

by 에이프릴


으악. 이게 말이 돼? 진짜라고? 리얼뤼? 전더마? 혼토니 혼토?
나는 그날, 내 두 눈을 의심했다.

평소처럼 월요일 아침, 커피 한 잔 들고 네이버를 켰다.
습관처럼 눌렀던 동행복권 당첨 확인 QR.

'이번 주도 안 됐겠지.'
대충 넘기려던 순간,
뜬금없이 화면에 나타난 번호들.

1등.

순간, 손에 들고 있던 커피가 흔들렸다.
사무실 한가운데서 나도 모르게 숨을 멈췄다.

"진짜야...? 이거 진짜 된 거야?"

주위를 둘러봤다.
늘 그렇듯 노트북에 코 박고 있는 동료들.
누구도 몰랐다.
지금 이 자리에 인생이 뒤집힌 사람이 있다는 걸.

나는 천천히 심호흡했다.
심장은 미친 듯이 뛰었다.

'절대 표정 관리.
절대 티 내지 말 것.'

그날부터 나는

"로또 1등에 당첨된 평범한 직장인" 코스프레를 시작했다.

회의 중에도, 점심시간에도,
아무 일 없는 척.
그러면서도 가슴 한편에서는 매일 폭죽이 터지고 있었다.

퇴근길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을 하나 샀다.
자판기 커피를 뽑으며 혼자 웃었다.

"나... 진짜 된 거 맞지?"

**

며칠 뒤, 나는 농협 본점에 갔다.
입구부터 이미 공기가 달랐다.

'여기... 나 같은 사람 또 있을까?'

떨리는 손으로 정장을 여미고,
지문 찍고, 출입증을 받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특별 상담실'이란 곳으로 안내됐다.
생각했던 것보다 휑한 방.
금고도, 환호도 없었다.

직원은 차분한 얼굴로 말했다.

"축하드립니다. 신분 노출 주의하시고요."

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사인했다.
손바닥은 땀으로 축축했다.

그리고, 그날
은행을 나오면서 딱 하나 생각했다.

"아... 이거 진짜구나. 그리고 생각보다 드럽게 현실적이다."

커피 한 잔 들고 엘리베이터 거울을 봤다.
정장 차림에 긴장 잔뜩 든 평범한 직장인.

'로또 1등 당첨자.
생각보다 티 안 나는구나.'


그날 나는 조용히 다짐했다.

"이제, 정말로 나를 위해 살겠다."


지금 생각해보면,
로또 1등 당첨은
끝이 아니었다.
오히려 시작이었다.

어설픈 도전들,
뜻밖의 만남들,
정신없는 실수들.

모든 게 뒤죽박죽이었지만,
나는 그 모든 순간을 사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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