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펠 Apr 30. 2024

Happy Birthday

祝你三十歲生日快樂!

서른 번째 생일 축하해

처음 만났을 때 네가 스물셋이었으니

너도 한참 애기였는데

그때 내 눈엔 네가 왜 그렇게 어른 같았을까


이제 나만 이십 대네

앞자리에 영원할 것처럼 붙어있던 2를 떼어내고

서른이 되는 기분은 어떨까

나는 아쉬워서 한동안 울지도 몰라


잠깐이지만 너의 스물셋, 스물일곱, 스물아홉에

내가 들렀다 갈 수 있어서 다행이면서도

앞으로 있을 너의 서른에는

내가 몇 번쯤 왔다 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하지


오늘 하루 종일 목이 빠져라 내 축하만 기다렸길 바라

서른 살 아저씨가 돼서도 내 앞에서 열다섯처럼 유치해지는 게 좋거든


“냉정과 열정 사이” 영화 알지? 여자 주인공 서른 번째 생일에 이탈리아 두오모 성당에서 만나기로 약속하잖아. 십 년 후에 두 사람은 흘리듯 한 약속을 지키러 피렌체로 가.

근데 분명 시간 약속은 한 적이 없는데 엇갈리지도 않고 성당 꼭대기에서 만난다? 남자가 여자 올 때까지 계속 기다리거든.


우리도 오늘 약속 하나 할까?

내 서른 번째 생일에 우리가 처음 만났던 곳에서 보자.

나는 영화 속 남자 같은 참을성은 없어, 잘 알지?

아침 일찍 일어나서 네가 먼저 와 있어야 돼.

작가의 이전글 재즈 영화 속 주인공을 질투하는 가을을 보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