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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창대 Apr 14. 2024

<이혼빵집>

어울리지 않는 단어가 삶으로 어우러진 이야기..




"매일 새벽 2~3시에 일어나는 일이 십 년이 넘었다.."


20대, 십 년의 시간을 지나 연극을 몸이 기억할 즈음에 나의 인생 스케줄표는 좋게 말해서 자유롭고 다르게 말한다면 들쭉날쭉 인생이었다. 어느 날에는 밤을 꼬박 새우며 연극 연습에 몰두하고 같이 동선(배우들 간 무대 위 움직이는 경로들)을 짜거나 구석 한편에서 무대에서 사용할 소품이나 의상들을 고치는 일을 하거나 공연날이 임박하여 대학로 소극장을 빌려서 무대 세팅을 위한 대 이동을 하는데 공연을 하는 날 2~3일 전에 주로 이동을 했다.



무대를 꾸미는 날짜에도 비싼 대관료는 하염없이 나가서 항상 밤을 새우기 일쑤였다. 특히나 무대에 조명을 고정하는 날에는 공연하는 배우들이 장면마다 자신의 위치에 서서 조명의 위치를 조정을 하니 집중과 고된 작업의 연속이었다. 그렇게 잠을 뒤로 미룰 정도로 바쁜 일정에 몰입하고 함몰되어서는 모든 일정이 끝나고 공연의 마지막 커튼콜과 무대 철수가 끝나면 가끔 허무함이 몰려오기도 했다.



시간이 아주 프리해지면서... 알바를 하기도 하고 연기공부나 트레이닝을 하기도 했지만 시간의 압박은 기존과는 질적으로 차이가 있었다. 몰입과 한 없는 느슨함의 나날들이 익숙해진 나의 몸뚱이는 연극을 그만두고 제빵을 시작하며 정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이 갑갑했다. 이른 새벽에 '혼자' 일어나는 것. 내가 술을 먹었던 몸이 아프던 마음 아픈 가정사가 생겼던 상관없이 매일 변함없이 새벽에 홀로 일어나 빵을 만드는 것은 정말.. 가끔은 사람의 한계를 실험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다. 특히나 자유로운 일정을 고수하던 연극쟁이 20대 이창대의 몸뚱이는 더욱 그랬다.



십 년이 지났다.

십 년이 지났지만 제빵사의 새벽은 매일 자연스럽지가 않다. 까끌거리고 거슬린다. 이런 표현을 써서 미안하다. 하지만 좀 더 나의 느낌을 전해주고 싶었다. 빵집의 새벽은 매장 스피커에서 새벽 감성 노래가 나오고 일하기 전에 맑은 생수를 한잔 쭉 들이키고 일을 시작하는 날 보다는 대부분 좀비처럼 몸이 너무나 익숙해져 머리에서는 불편함과 짜증을 내뿜지만 몸은 춤을 추듯 빵 반죽을 만들기 시작한다.



본의 아니게..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는 듯 새벽형 인간 또는 좀비의 출현. 빵집의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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