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한테 가는 길
가을이 끝나가고 있다.
노란 잎이 마지막 숨을 쉬듯 도로 위에 흩어져 있고,
햇빛은 맑지만 묘하게 차갑다.
오늘 나는 가족과 함께 엄마를 만나러 간다.
말할 수 없는 묘한 감정이
차창 밖 풍경과 비슷하게
어딘가에 쌓였다가 흘렀다가 사라진다.
아빠와 나는 오늘 가죽점퍼를 맞춰 입었다.
우연 같지만, 어쩌면 마음이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다는 조용한 증거일지도 모른다.
누나 둘도 함께다.
평소에는 각자의 삶을 살던 우리가
한 사람을 기준으로
한 곳으로 모이고 있다.
엄마는 이제 말을 하지 않지만
엄마가 남긴 말들이
오늘 우리 옆에 앉아 있는 것 같다.
“다른 건 몰라도,
가족끼리는 챙기고 살아라.”
그 말이 오늘처럼 선명했던 날이 있었을까.
나는 빵을 만들고, 연기를 하고, 글을 쓰며 살아간다.
어디에 있어도
나는 누군가의 아들이자, 동생이고, 가족이다.
그 사실이 오늘 유난히 또렷하게 가슴에 남는다.
엄마를 만나러 가는 길은
슬픔만 있는 길이 아니다.
그리움과 감사, 미안함과 따뜻함이
서로 부딪히며 만들어내는
잔잔한 물결 같은 길이다.
오늘은 그냥,
조용히 그 길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막바지 가을, 그리움과 함께
— 이창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