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비워 타인에게 스며들기 위한 선언
1. 프롤로그: '외형'과 '내용' 사이의 불화
연출을 공부하고, 극작을 고민하고, 사회적 기업을 설립하고, 냉철한 논리의 부동산 경매에 뛰어들 때마다 알 수 없는 불편함이 저를 짓눌렀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열심히 사는 멋진 사람'의 스펙을 쌓는 것 같았지만, 문득 '나는 무엇을 위해 이것들을 하려 하는가?'라는 질문 앞에 설 때마다 '속 빈 강정처럼 내용이 없다'는 참담한 생각이 머리를 불편하게 했습니다.
화려한 활동들은 많았으나, 그 중심을 관통하는 '나의 내용'이 부재했습니다.
2. 으깨진 자리에서 발견한 나의 답: 기댈 어깨, 넉넉한 공간
그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발버둥 치던 어느 날, 조카와 아빠와의 저녁 모임 속에서, 고흐의 치열한 편지 속에서, 그리고 김기석 목사님의 설교를 들으면서 제 안에 울림이 있는 답을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거창한 성공이나 명예가 아니었습니다.
바로 "기댈 어깨가 되자. 기댈만한 공간(장소)이 되고 싶다"는 지극히 개인적이고도 본질적인 사명이었습니다.
나 자신이 삶의 무게에 짓눌려 너무 많이 아팠기에, 누군가에게는 그 무게를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넉넉한 '여백'이 되고 싶다는 갈망이었습니다.
3. '자아'를 비우고 '타자의 짐'을 수용하는 삶
김기석 목사님은 설교를 통해 우리가 '자아'라는 가장 위험한 적을 버려야만 진정한 평화와 은혜가 시작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스도가 그러했듯, 세상의 평화가 '내 고통을 남에게 넘기는' 방식이라면, 믿음의 평화는 '타자의 고통을 내 것으로 짊어지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제가 외형적인 활동들을 통해 얻으려 했던 '스펙'이나 '자부심'이야말로, 목사님 말씀처럼 그리스도에게 접속하는 것을 방해하는 '배설물'과 같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제 저는 그 '자아의 왕관'을 벗고, 타인의 아픔을 함께 알아내는 '희생 옆(Sacrificial Leaf)'처럼 [, 공동체의 모순을 끌어안아 스스로 정화하는 존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바로 이것이 저의 모든 활동이 지향해야 할 투명한 '내용'이 될 것입니다.
4. 모든 영역에 스며들 나의 중심 (이창대스럽게, 그러나 깊게)
이제 연출도, 글도, 사회적 기업도, 부동산 경매도 이 중심을 향해 정렬합니다.
연출/극작: 단순히 잘 만든 작품이 아닌, 가장 밑바닥에 있는 사람의 신음 소리를 듣고 ,
그들에게 위로와 공간을 제공하는 '설땅' 같은 서사를 짓겠습니다.
사회적 기업: '좋은 일'을 한다는 자부심(자아)이 아니라, 사회의 구조적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그 문제를 함께 짊어지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기댈 언덕'의 플랫폼이 되겠습니다.
부동산 경매: '돈'이라는 냉철한 시장 논리 속에서도, 재기의 기회가 필요한 이들에게 따뜻한 '기댈만한 공간'을 제공하고, 그들의 경제적 슬픔을 외면하지 않는 '관용의 사람'으로 남겠습니다.
나의 삶 전체를 통해 사람들이 "아, 정녕 하나님이 살아계시는구나" 하고 느낄 수 있는 투명한 존재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나의 중심, 나의 내용.
"기댈 어깨가 되자. 기댈만한 공간이 되고 싶다."
이것이 제 이름 앞에 붙을 가장 강력한 브랜딩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