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곡적글쓰기 #2025년
(무대는 어둡다.
한 사람이 서 있다.)
나
2025년은
생각보다 긴 공연이었다.
대사는 자주 틀렸고
박수는 많지 않았다.
(잠시 침묵)
그런데도
도망치지 않고 끝까지 서 있을 수 있었던 건
관객이 아니라
무대 위에 함께 있던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너 (대사는 없다.
그저 옆에 서 있다.)
사랑은
손을 잡는 장면보다
놓지 않는 시간에 가깝다는 걸
너는 말없이 가르쳐줬다.
내가 흔들릴 때
중심을 다시 찾게 해 주었고,
내가 나를 의심할 때
조용히 내 편이 되어주었다.
(불이 조금 밝아진다.)
이제 막이 내려간다.
완벽하지 않은 공연,
그러나 혼자가 아니었던 시간.
2025년을 이렇게 마칠 수 있어서
고맙다.
다음 장면에서도
혹시 가능하다면,
또 옆에 서 있어 주기를.
(암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