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의 적, 맥주

칼로리, 그리고 현명한 즐김법

by AGING WELL

여름은 맥주를 마시기 가장 좋은 계절이다. 해가 길어지고, 바람이 따뜻해지면 퇴근 후 시원한 한 잔이 절로 떠오른다.
그런데 문제는 여름이 또 ‘다이어트 시즌’이라는 점이다.
바닷가, 휴가, 반팔과 반바지… 여름은 몸을 드러내는 계절이기도 하다.
그래서 마음 한편에서는 ‘맥주 한 잔이 내 허리둘레를 늘리는 건 아닐까?’라는 불안이 고개를 든다.




맥주는 왜 ‘다이어트의 적’이 되었을까?


맥주는 ‘액체 빵’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보리에 함유된 전분이 발효되며 알코올과 함께 열량을 만든다.
게다가 술은 우리 몸에서 ‘1순위 연료’로 소비된다. 알코올을 먼저 처리하느라, 함께 먹은 안주나 다른 영양분은 나중으로 밀린다.
그 결과, 남는 에너지가 지방으로 저장되기 쉬운 것이다.



맥주와 안주, 그리고 칼로리의 덫


치킨에 맥주; 치맥. 피자에 맥주; 피맥.

이 단어들이 말해주는 것처럼, 맥주는 고칼로리·기름진 음식과 짝을 이루는 주류다.

칼로리에 또 칼로리가 더해져서, 치맥 한 번 하고 난 다음 날 체중계 위에 올라가면 1~2kg이 늘어난 건

너무나 당연하다.

물론 그렇게 마시는 날도 있다. 하지만 맥주를 즐기는 사람으로서 늘 그렇게 마신다면 내 몸은 어떻게 될까?
그렇게 심각하게 고민해본 적은 없지만, 맥주를 공부하고, 20~30대보다 훨씬 더 자주 마시게 되면서 칼로리와의 전쟁은 그야말로 치열해졌다.

맥주 자체의 칼로리는 내가 바꿀 수 없다. 그래서 선택지는 하나, 안주를 바꾸는 것이다.
결국 안주의 저칼로리 노력은 날이 갈수록 치열해져만 갔다.


KakaoTalk_20250815_225853983.jpg 이젠 패스트푸드점에서도 맥주를 판매한다. 대표적인 치킨 패스트푸드점인 kfc에서 콜라 대신 맥주를 너무 자연스럽게 주문하여 마셨다. 치킨에는 맥주니까

어느 날의 깨달음


어느 날 저녁, 맥주를 마시기 위해 밥은 1/3만 먹었다.
그런데 독일 밀맥주를 마시고 보니, 한 캔(500ml)에 210kcal.
밥 한 공기(약 200g)가 약 310kcal 정도라고 하니, 500~700ml 정도 마시면 밥 한 공기를 마신 셈이었다.


나는 헬스장에서 ‘천국의 계단’을 자주 오른다.

같은 유산소라도 그냥 달리는 것보다 칼로리 소모가 크기 때문이다.

하루 30-40분, 500-600kcal 소모를 목표로 정말 죽어라 오른다.

그리고 대부분, 그렇게 열심히 천국의 계단을 오른 날은 바로 전날 맥주를 많이 마신 날이다.
맞다. 속죄의 순간인 것이다.
내 몸에 대해 반성하고, 전날 저녁 고칼로리를 투입한 것에 대한 자성의 태도다.


뻥튀기와의 기묘한 만남

아마 [나 혼자 산다]였던가.
유아인이 체중 감량을 위해 뻥튀기를 먹는 장면을 봤다.
그날 저녁, 아무 생각 없이 나도 맥주와 뻥튀기를 먹어봤다. 치킨 대신 뻥튀기니까, 죄책감이 한결 가벼웠다.

그런데 다음날, 뻥튀기 열량을 검색해보고 정말 기절하는 줄 알았다.

밥 100g(작은 한 공기)이 146kcal인데, 뻥튀기 100g은 무려 383kcal였다.

맥주와 뻥튀기의 조합은, 결국 치맥과 다를 바가 없었던 셈이다.



맥주 칼로리, 실제로 얼마나 될까?


맥주의 칼로리는 알코올 도수와 잔당(Residual Sugar), 그리고 첨가물에 따라 달라진다.
아래는 355ml(캔 1개) 기준 대략적인 평균치다.



맥주 스타일 도수 칼로리(대략)


라이트 라거 (Bud Light, Miller Lite 등) 3~4% 90~110 kcal

필스너 / 일반 라거 (Cass, Terra 등) 4.5~5% 140~160 kcal

IPA (American IPA, NEIPA) 6~7% 200~240 kcal

벨지안 트리펠 8~9% 270~300 kcal

스타우트 (Dry Stout) 4~5% 150~170 kcal

임페리얼 스타우트 9~12% 300~350 kcal


칼로리가 많은 스타일 vs 적은 스타일


고칼로리 스타일: 바르리와인, 임페리얼 스타우트, 트리펠, 벨지안 더블, 밀크셰이크 IPA
→ 도수가 높고, 잔당이 많아 칼로리가 높다.


저칼로리 스타일: 라이트 라거, 세션 IPA(3~4%), 드라이 스타우트
→ 도수와 당분이 낮아 칼로리가 적다.



저칼로리 맥주, 맛은 어떨까?


저칼로리 맥주는 일반적으로 알코올 도수를 낮추거나 발효 과정에서 잔당을 최대한 제거해 만든다.

대표적으로 밀러 라이트, 아사히 스타일 프리, 칼스버그 라이트 등이 있다.


맛의 특징은

라이트 라거 계열: 시원하고 청량하지만, 몰트의 풍미가 가볍고 바디감이 약하다. 목 넘김은 좋으나 깊이 있는 맛을 기대하긴 어렵다.

세션 IPA 계열: 홉 향은 유지하면서도 바디와 알코올감을 줄인 스타일. 과일 향과 씁쓸함은 살리지만, 여운이 짧다.

논알콜·제로 맥주: 칼로리는 극히 낮지만, 여전히 일부 제품은 알코올 특유의 입체감이 부족하다. 다만 최근 기술 발전으로 맛 품질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 느낌이다


결국 저칼로리 맥주는 맛을 조금 양보하고 양심을 지키는 선택이기는 하다. 하지만, 정말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저칼로리를 선택하기가 쉽지는 않다. 나 역시도 그렇다.

단지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이 있다면 여러가지 스타일 중에서 여름밤에는 칼로리가 적은 스타일의 맥주를 선택하는 것이다.



안주를 고르는 나만의 방식


나는 안주를 통제하는 방식이라 하더라도 너무 절제하지는 않는다.
이왕이면 맛있고 즐겁게 먹는 맥주여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먹으면서 스트레스 받으면 안 된다.

기본적인 아이디어는 호프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마른안주’다.
땅콩, 캐슈넛 같은 견과류를 가장 많이 먹는데, 열량이 조금 나가더라도 몸에 좋은 성분이 많으니 마음이 편하다.
김도 훌륭한 안주다. 기분에 따라 곱창김이나 조미김을 선택하는데, 두 가지 모두 다른 매력을 준다.

물론 오징어나 쥐포도 맥주 안주로 인기가 많지만, 그 비릿한 향은 맥주 본연의 맛을 느끼는 데 방해가 될 때가 있어 될 수 있는 한 피한다.
다만 그냥 시원한 라거 한 잔과 즐기고 싶을 땐, 주저 없이 오케이!

이 정도만 있어도 여름밤 맥주를 즐기기에 전혀 부족하지 않다.



칼로리를 줄이는 맥주 마시는 법


1. 라이트 스타일 선택
도수가 4% 이하인 라이트 라거나 세션 IPA를 선택하면, 칼로리를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다.


2. 마른 안주 위주의 안주 선택
땅콩, 캐쉬넛, 김 등의 자연 그대로의 안주를 선택한다.


3. 속도 조절
빨리 마시면 과음과 과식을 부르니, 한 모금씩 천천히 즐긴다.


4. 마시는 날은 ‘탄수화물’ 줄이기
맥주 자체가 탄수화물 덩어리이니, 그날 다른 식사에서 밥·빵·면을 조금 줄인다.


5. 물과 번갈아 마시기
알코올 농도를 낮추고, 체내 수분 손실도 막는다.




결국 중요한 건 ‘균형’


맥주 한 잔이 살을 찌우는 게 아니라, 마시는 습관과 환경이 체중 변화를 만든다.
칼로리를 따지며 맥주를 마시는 건 재미없을 수 있지만, ‘내가 어떤 스타일을, 어떤 방식으로 마시느냐’를 알면, 여름 맥주와 다이어트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

기름진 음식과 맥주가 잘 어울린다고 치킨에 피자에 맥주를 마시는 것이 아니라

맥주를 단조롭지 않게 할 정도의 수준에서 마른 안주와 곁들인다면
내일 아침 체중계와도 크게 싸우지 않아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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