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쓰고 싶다
〈돈을 쓰고 싶다〉
돈을 쓰고 싶다.
허무한 소비가 아닌,
의미로 가득 찼던
그때처럼 돈을 쓰고 싶다.
진짜 필요한 걸
진짜 사랑하는 존재에게
아낌없이 건네던 그날처럼—
너의 병원비,
약값,
간식비,
패드값까지.
어느 하나도
아깝단 생각 없이
기꺼이 지갑을 열 수 있었던 날들.
계산없이
표현했던,
말로 다 전할 수 없던
내 마음을 대신한 방식.
"이거 먹고 힘내."
"이 약 먹고 덜 아파."
"오늘도 잘 잤으면 좋겠어."
그 말들이
봉투에, 포장에,
담겨
너에게 닿았을텐데.
이제는
무얼 사도 허전하고
어디에 써도 공허해.
돈을 쓰고 싶다.
그저 네 건강을 위해,
네 웃음 하나만을 위해
기꺼이 무언가를 고르던
그 마음을 다시 느끼고 싶다.
너를 위해 쓰는 돈은
언제나
내가 가장 잘 쓴 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