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남은 너

시간이 날 도우려 해

by kj

〈시간이 날 도우려 해〉

처음엔
모든 게 날카로웠어.
네가 없는 하루하루가
숨을 쉴 때마다
가슴을 베었어.

근데 시간이
그리움의 모서리를
조금씩 둥글게 깎아냈어.
마치 손끝으로
유리 조각을 오래 만져
둥글게 닳아진 것처럼.

아픈 만큼
네 자리는 더 깊어졌지만
그 틈마다
네가 부드럽게 스며들었어.

이제는
네가 없는 공간에도
네가 있어.
캄캄한 밤하늘에 박혀있는 별들.
날이밝고 네 털결처럼 곱슬한 구름들.
그 모든 곳에서
너를 느껴.

시간의 힘일까.
그리움이 모양을 바꿔서
이젠 나를 감싸주고 있는 걸까

나는 오늘도
그 힘에 기대서 살고 있어.
그리고 그 힘이
언젠가 우리를
다시 만나게 해줄 거라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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