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척

좋아서 웃는 거 아니다

by 윤사랑

좋아서 웃는 거 아니다



오늘도 웃었다.

좋아서 웃은 건 아니다.

그냥, 그게 더 편하니까.

불편하다는 말을 꺼내는 순간

분위기가 어색해지고,

내가 예민한 사람이 되는 걸 아니까.



그래서 웃었다.

그냥 넘어가면 되지, 라는 말에

그냥 넘어가는 척했다.

내가 느낀 불쾌함은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을 테니까.



니가 내 인생 책임질 거 아니면

잔소리하지 마라.

내 선택에 대해 말하고 싶다면

적어도 그 선택의 무게를 들어본 다음에 해라.

나는 부탁한 적 없다.

해석해달라고, 조언해달라고,

내 감정을 평가해달라고 한 적 없다.



니가 돈 더 줄 거 아니면

일 시키지 마라.

내 시간은 네 기분을 맞추기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내가 하는 일은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한다.

그게 게으름처럼 보여도,

그건 너의 기준일 뿐이다.



나는 웃고 있지만,

그 웃음은 방어다.

그 웃음은 피로다.

그 웃음은 말하지 못한 수많은 감정의 껍질이다.



좋아서 웃는 거 아니다.

그냥, 그게 덜 상처받는 방법이니까.

그게 덜 피곤한 방식이니까.

그게 나를 지키는 방식이니까.



그러니까,

내가 웃는다고

괜찮은 줄은 알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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