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계절처럼 변하는 마음들〉
지안은 회의실에서 마주친 그 사람을 오랜만에 다시 보았다.
예전엔 불편했다. 말투가 날카롭고, 표정이 딱딱했고, 지안은 늘 거리를 두었다.
그런데 오늘은 달랐다.
회의가 끝난 뒤, 그 사람이 먼저 말을 걸었다.
“지안 씨, 요즘 좀 힘들죠? 일이 많아 보여서요.”
지안은 놀랐다. 그 말은 예상 밖이었다.
그 사람은 눈을 피하지 않고, 조용히 지안을 바라봤다.
“저도 요즘 좀 지쳐서요. 괜히 말 걸고 싶었어요.”
지안은 잠시 멈칫하다가 말했다.
“네… 저도 좀 그런 날이 많아요.”
그 말은 짧았지만, 그 안엔 공감이 있었다.
예전엔 불편했던 사람이 지금은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사람이란 참… 어느 순간엔 맞지 않다가도 어느 계절엔 또 닿기도 하네.’
집에 돌아온 지안은 현관문을 열었다.
루이는 거실 한가운데 앉아 있었다.
“루이 왔네~” 지안은 말하며 머리부터 꼬리끝까지 손을 쓱 문질렀다.
루이는 “냐옹—” 하고 대답했다.
지안은 커피를 내리고 소파에 앉았다.
루이는 조용히 옆에 와서 지안의 무릎에 몸을 기대었다.
지안은 창밖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인간관계라는 건, 계절처럼 변하는 걸까?’
‘봄처럼 가까워졌다가, 여름처럼 뜨거워졌다가, 가을처럼 멀어지고, 겨울처럼 조용해지는…’
지안은 루이에게 말했다.
“루이, 너도 그렇게 생각해? 인간관계라는 거, 계절처럼 변하는 걸까?”
루이는 눈을 천천히 깜빡였다.
그건 고양이의 대답이었다— 말은 없지만, 마음은 닿는.
지안은 조용히 미소 지었다.
“사람 사이의 온도는 계절처럼 흘러가지만, 어떤 존재는 늘 같은 자리에 머물러준다.”
그건 말보다 먼저 닿는 온기였고, 말보다 먼저 스며드는 다정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