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시 편지

너에게 쓰는 내 마음, 루이

by 윤사랑

<너에게 쓰는 내 마음, 루이>


나는 말이 없지만

오늘은 너에게 말하고 싶어

이 집에서 세 번째 가을을 맞으며

창가에 앉아

조용히 너를 생각했어


처음 왔을 때 기억나

낯선 냄새, 낯선 목소리

나는 조심했고

너는 더 조심했지

그 조심스러움이

우리 사이를 천천히 따뜻하게 만들었어


너는 새벽에 날 깨우지 않아

그게 좋아

아침 6시 30분이 되면

내가 문을 살살 긁는 걸

기다려주는 너

그런 너를

나는 좋아해


가끔 너무 오래 만질 때

내가 꾹 참고 있는 거

알고 있지?

나, 원래 소심한 고양이 아니야

그냥…

너라서 참는 거야


‘목욕’이라는 단어

그거 들리면

나는 도망가고 싶어

붙잡히면 벌렁 누워

힘을 주는 건

내 방식의 항의야

그래도

끝나고 나면

네가 수건으로 감싸주는 게

조금… 좋기도 해


창가에 앉아

바람을 느끼며

예전 집을 떠올려

그 남자 주인,

자주 안아주던 손

그 손이 따뜻했지만

지금은 너의 손이

더 익숙해졌어


슬플 때

네 옆에 조용히 누워주는 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위로야

말은 못 해도

나는 너를

조용히 안아주는 중이야


나는 고양이고

너는 나의 사람이고

이 집은

이제 나의 집이야


너를 사랑해

내 방식대로

조용히,

하지만 확실하게


— 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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