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압축률(물리)
감정의 압축률
물리학에서 압축률은
물질이 외부의 압력에 의해
얼마나 줄어드는지를 나타낸다.
부피가 줄어들수록
압축률은 높고,
그 안에 담긴 에너지는
더 강해진다.
감정도 그렇다.
우리는
하루치의 생각,
한 달치의 그리움,
몇 년치의 슬픔을
짧은 말 한 줄에
담아내기도 한다.
“괜찮아”라는 말 안에
수많은 감정이 압축되어 있고
“보고 싶어”라는 말 안에
시간과 거리와 기억이
응축되어 있다.
감정의 압축률은
보이지 않지만
느껴진다.
그 말이
얼마나 무거운지,
얼마나 오래 눌러왔는지,
얼마나 많은 것을 담고 있는지.
나는 가끔
내가 얼마나 많은 감정을
작은 공간에 담아내고 있는지 생각한다.
그 압력이
나를 단단하게 만들고 있는지,
혹은
조금씩 금을 내고 있는지.
감정은
표현되지 않아도
존재한다.
그리고
표현되지 않을수록
더 압축된다.
그 압축된 감정은
작은 자극에도
터질 수 있고
혹은
더 깊은 울림으로
전달될 수 있다.
감정의 압축률은
우리의 말투를 바꾸고
표정을 흔들며
관계를 결정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 압축된 감정을
때로는
시로 풀고,
때로는
침묵으로 견디며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