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감정의 압축률(물리)

by 윤사랑

감정의 압축률


물리학에서 압축률은

물질이 외부의 압력에 의해

얼마나 줄어드는지를 나타낸다.

부피가 줄어들수록

압축률은 높고,

그 안에 담긴 에너지는

더 강해진다.


감정도 그렇다.

우리는

하루치의 생각,

한 달치의 그리움,

몇 년치의 슬픔을

짧은 말 한 줄에

담아내기도 한다.


“괜찮아”라는 말 안에

수많은 감정이 압축되어 있고

“보고 싶어”라는 말 안에

시간과 거리와 기억이

응축되어 있다.


감정의 압축률은

보이지 않지만

느껴진다.

그 말이

얼마나 무거운지,

얼마나 오래 눌러왔는지,

얼마나 많은 것을 담고 있는지.


나는 가끔

내가 얼마나 많은 감정을

작은 공간에 담아내고 있는지 생각한다.

그 압력이

나를 단단하게 만들고 있는지,

혹은

조금씩 금을 내고 있는지.


감정은

표현되지 않아도

존재한다.

그리고

표현되지 않을수록

더 압축된다.


그 압축된 감정은

작은 자극에도

터질 수 있고

혹은

더 깊은 울림으로

전달될 수 있다.


감정의 압축률은

우리의 말투를 바꾸고

표정을 흔들며

관계를 결정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 압축된 감정을

때로는

시로 풀고,

때로는

침묵으로 견디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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