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이 유발하는 불안 그리고 조언이 아닌 오지랖
나는 지금 일이 없지만, 나중에는 어떻게 될지 몰라서 공부를 하고 있다.
한 번인가 빼고는 그렇게 읽기에서 실수를 한 적은 없는데, 연습만 하면 뭔가 나사가 하나쯤 풀려버린 느낌이 너무 강하다. 그래서 연습을 하다가 짜증이 나서 아예 연습을 안 하고 시험을 본 적도 있다.
그 문제의 한 번은...... 몸이 좀 안 좋아서 도저히 시험을 볼 수가 없는 상황이었는데, 시간에 쫓겨서 보게 되었다. 당시에 약을 처방해 주시면서 약을 먹고 시험을 보라고 하셔서 그렇게 했다가 그냥 정신을 놓고 시험을 보게 되었다.
당시에 거의 기면상태에 가까운 상태에서 시험을 본 것 같다.
*기면(晴眠) : 심한 졸음이 있는 상태. 중간정도의 양적 의식혼란을 가리킨다. 경면(傾眠)과 거의 같은 뜻으로도 사용한다. 방치하면 계속 자게 되는데 심한 자극을 주면 깨어난다. 그러나 또 곧 잠들어 버린다. 생리적으로 철야한 뒤, 월경전기 등에도 볼 수 있다. 병적으로 온갖 의식장애의 경우에 볼 수 있고 이를테면 유행성 기면성뇌염(에코노모), 간뇌ㆍ중뇌의 종양, 약물중독, 주기성 경면증, 피크위크증후군, 증상정신병 등을 들 수 있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간호학대사전)
우스갯소리로 의사 선생님한테 피해보상을 하라고 이야기를 드린 적이 있다. 내가 내 몸관리가 안된 거니까 괜히 화가 나서 의사 선생님한테 생떼를 놀게 되었던 기억이 있다.
공부를 계속하면서 부모님은 이렇게 말씀을 한번 딱 하셨다.
그냥 그만하고 놀면 안 되는 거냐?
일단 사람이 살아야지.
지금 너 자체가 완전 공부에 인생이 끌려가는 것 같아.
그리고 그 후에는 한마디도 안 하시고, 그냥 병원에 가면 가는 대로, 공부를 하면 하는 대로 그냥 계속 지켜만 보신다.
외삼촌들이나 외사촌형들은 그냥 적당히 하고 쉬라고 한마디만 하고 마는데......
문제는 이모들하고 외사촌누나들이 하는 발언의 수위는 그냥 브런치에 적기도 어려울 만큼 견디기가 어렵다. 고등학교 때 집단 괴롭힘을 당하는 것보다 더 힘들어서 휴대전화 번호까지 바꿔서 안 알려주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나도 사람이라 심한 말 한마디 들으면 흔들린다. 그냥 안 흔들리는 척하는 거지 많이 흔들린다.
아버지가 항상 하셨던 말씀이 있는데......
맨날 논 것도 아니고,
열심히 하고 있고,
결과가 안 나오면 본인이 제일 힘들 텐데,
거기에 말을 해서 뭘 또 보태.
쓸데없이.
이모들과 외사촌누나들은 '너를 위해서' 라기보다는 그냥 '비교'와 '우월감'의 표현을 계속하는 것 같다. 아직까지 반발을 해보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나중에 끝을 보고 지르려고 한다.
그냥 어머니가 나에게 전화를 하려는 이모에게 내 번호를 안 가르쳐 주려고 기를 쓰시는 걸 보고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