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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lm May 09. 2024

마흔아홉 번째 : 멘사(Mensa)에 가입은 필수?

외사촌누나의 교육열 때문에 끄적이게 된 글

멘사는 표준화된 지능 검사에서 일반 인구의 상위 2% 안에 드는 지적 능력만을 가입 조건으로 하는 고지능 단체다. (출처 : 나무위키)

멘사(Mensa)에 대한 정의가 이렇게 나와있더군요.


앞에서 가족에 대해서 설명한 글은 많아서 굳이 말씀드릴 필요는 없을 것 같고, 이것도 과거에 전혀 자의(自意)가 아닌 타의(他意)에 의해서 테스트를 보게 되었습니다. 타의라기보다도 거의 명령이었어요.


아버지가 우선 워낙 '특권의식'이나 '집단이기주의'에 치를 떠시는 분이기도 하고, '평등'이나 '공평'을 인생의 가장 큰 가치관으로 두시는 분이라 아버지의 경우에도 멘사(Mensa)에 가입을 안 하셨다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저한테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도대체 멘사가 뭐 하는 곳인지 궁금해서 시험은 봤었다.


아시는 분은 아실 수도 있는데, 저는 이런 글을 적은 적이 있습니다.

https://brunch.co.kr/@f501449f453043f/84


당시에는 웩슬러 성인 지능 검사를 받기 전이라서 시험을 봐봤자 어차피 입회조건이 안될 건데 시간을 써가며 왜 테스트를 봐야 하는지 이해를 못 했어요. 테스트를 보고 오면 밥을 사주겠다는 꼬임에 넘어가서 테스트를 보게 되었습니다.


시험을 보라고 한 외사촌 형님이 정말 맛있는 저녁을 사주시더군요. 제가 입 속에 넣어본 음식 중에 가장 비싼 음식 중 하나였어요.


하여튼......


다행히 영문으로 된 서류를 나중에 받아보게 되었고 입회조건이 되었어요. 지금도 그 서류는 클리어파일에 보관이 되어있기는 한데, 박스 안에 그냥 있어요.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회원자격을 유지하기 위해서 생각보다 돈이 좀 들더군요. 가입을 해봐야 자기만족이고, 어디 가서 내 지능지수가 이렇다고 말해봐야 재수 없다는 소리만 들을 것 같기도 하고...... 합격증을 받고 나서도 외사촌누나들한테 재수 없다는 소리를 저는 한마디도 안 했는데 많이 들었습니다.


심지어 어머니는 저한테 이러시더군요.

야, 멘사 이건 뭐 하는 데냐?


아예 어머니는 관심도 없으셨던 거죠. 일단 당시에 제가 직장을 가진 상태가 아니라 대학생 신분이라 우선 연회비나 이런 비용들을 내야 하는데 그냥 돈 아까워서 안 한다고 어머니께 말씀을 드렸더니 저한테 마음 가는 대로 하라고 하시더군요.


그냥 별 이유가 아닙니다. 그런데 조카들을 영재교육을 시키고 싶어 하는 외사촌누나가 IQ 테스트부터 합격을 해야 하는데 저한테 자꾸 물어보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저도 그냥 보니까 기준이 충족된 거지 어떻게 봐야 하는지 뭘 준비해야 하는지 솔직히 모르겠어요.


모르는 걸 모른다고 하는데 욕을 먹는 상황에 대해서 상상이 가시나요?


테스트를 보고 입회조건을 충족시킨 사람이 할 말은 아니지만, IQ가 높은 게 그렇게 삶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고, 저보다 IQ가 더 많이 높은 아버지를 봐도 그렇게 행복과 직결된 문제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거기에 특정 단체에 돈까지 바쳐야 한다는 게 그냥 싫었어요.


요즘 조카들이 커가면서 사교육을 시키고, 특별한 교육을 시키고 싶어 하는 외사촌누나들로부터 지속적으로 질문을 받으면서 그냥 여기에는 적어놓고 싶었습니다.


스트레스 안 받고 사는 게 중요하지 꼭 전문직을 해야 하고 그런 건 아니지 않을까 싶다는 생각도 들고, IQ가 뭐를 대변해 주는 건지...... 정상범위에 들어오고 오히려 의사소통 능력이 더 중요한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듭니다.


그냥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자신의 IQ나 자녀분들의 IQ에 집착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당사자인 저도 그리고 우리 아버지도 그렇게 IQ 때문에 행복하다기보다는 오히려 곤란한 경우가 상당히 많았거든요.


행복은 성적순일수도 있어요.
그런데 IQ가 성적 순위를 끌어올려주지는 않는다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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