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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lm Jun 14. 2024

아흔아홉 번째 : 마지막 마무리하고 다 내려놓기로 했다

지나간 과거도, 지금의 현재도, 다가올 미래에 대해서도 이겨내지 못했다

출처 : Google Play


저만 이렇게 생각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특히 대한민국에서는 "~보다 잘 ~하기 위해서 ~한다"를 위해서 살아가는 사람이 대다수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항상 경쟁을 하고, 도태되는 사람이 생기고, 그런 사람들을 무시하고...... 이런 분위기가 팽배해 있는 게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부를 하고 저에게 주어진 일들을 하고 그리고 집에 있는 것들을 관리하면서 항상 이런 고민을 하면서 계속 살아왔습니다.

이걸 내가 혼자 다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 때문에 부모님과 다툼이 생기기도 하고, 어차피 내 거도 아닌데 내가 뭐 하러 신경을 쓰냐는 식으로 생각하면서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공부를 하면서는 남한테 잘 보이려고 혹은 뭔가를 이루려고 한 게 아니라 부모님이나 제 지도교수님이나 그리고 저를 좋아해 주신 노(老) 교수님께서 항상 저에게 이렇게 말씀을 해주셨어요.

너는 그동안 너무 힘들었으니까 그냥 꼭 하고 싶은걸 해라.


하고 싶은 일이 나름대로 좀 어렵고 고난도의 일이라서 준비를 하는 과정에 장애물이 적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노력을 하면 지나가겠지 하는 생각으로 계속 지내오다가 몸도 조금씩 안 좋아져서 생사를 오가는 상황도 조금씩 발생하고, 저도 모르게 문득 이런 생각도 들더군요.

지금 내가 정상적으로 살고 있는 게 맞나?


그리고 자주 언급을 하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따라오는 끝없는 자살에 대한 생각과 PTSD는 저를 계속 괴롭혔고, 결국 아무것도 해결을 해내지는 못했습니다.

https://brunch.co.kr/@f501449f453043f/10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지 저도 고민을 많이 했고, '그냥 한계를 뛰어넘으려고 애쓰지 말고,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적당히 살다가 끝내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제가 할 수 있는 마지막으로 여길만한 일이 하나가 남아있더군요.


그래서 그 하나가 마무리되면 그냥 조용히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혼자서 부모님이나 모시고 살자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제가 뭐를 하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저야 당사자이니까 상관이 없는데, 주변에 민폐를 끼치는 기분도 들고, 매일 몰려오는 죄책감의 크기가 점점 커져서 더 이상은 못 버티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중요한 일에 관여하면서 굳이 하지 않아도 될 결정을 해야 하는 그런 직업 말고 유유자적하면서 사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런 생각을 처음 품어봐서 아직은 구체적인 계획이 세워지거나 그러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적지 않은 나이에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자는 그런 의지도 없어져버린 것 같고, 의사 선생님 말씀처럼 정말 한방에 훅갈수도 있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한방에 훅가는게 두렵지는 않은데, 그렇게 되면 좀 부모님이 곤란하시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하루에 하나씩은 기분이 좋은 일들을 하면서 살아가볼 생각입니다.


그냥 내가 뭐 하러 집단 따돌림을 당해가며 고등학교를 다니고, 뭐 하러 학점에 벌벌 떨면서 대학교를 다녔는지는 모르겠지만, 머릿속에서 빨리 휘발되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날씨가 더워지고 생각이 많아지는데 할 일도 많아지고, 그냥 온통 제 머릿속이 소란스러워지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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