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귀에 캔디가 아니라 빈 속에 커피
저는 술이나 담배를 하지는 않습니다. 사람들은 술이나 담배가 건강에 치명적인 줄 알면서도 사람들은 친목을 다지기 위해 회식자리를 만듭니다.
서로 같이 죽자는 마음으로 회식을 하는 경우가 물론 없는 건 아니지만 항상 친목을 다진다는 이유가 대부분이겠지요?
저도 안 좋은 습관을 몇 가지 가지고 있어요. 몇 가지가 아니라 수십 가지네요. 우선 가장 기초적인 것부터 이야기하자면......
빈속에 커피를 마시는 거?
제가 커피를 처음 마신건 대학교 3학년 때부터입니다. 일단 이유는 철학수업을 듣는데 당시에 교수님 하고 좀 친했습니다.
그날따라 엄청 졸리기도 하고 시간이 남아서 30분 빨리 강의실을 갔는데 교수님이 계셨습니다. 저는 단순히 피곤한 건데 교수님이 "왜 그래?" 이러시더라고요. 그래서 요 며칠 동안 졸려서 미치겠다고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저한테 커피 안 마셨냐고 물으시더군요. 커피를 마셔본 적이 없다고 말씀드리자마자 카드를 주시면서 "요 앞에 가서 여기 내가 적어준 커피 2잔 사와. 같이 마시자." 이러셨어요.
빈 속에 커피를 마셔도 되나 싶었는데 당시에 적어주셨던 게 "예가체프 핸드드립"이었던 걸로 기억이 나는데 이게 좋은 커피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어요. 빈속에 커피를 마시니까 잠이 깨고 정신이 멀쩡해지더라고요. 당시에 제가 위가 좀 아픈 상태라 상급종합병원에 계속 다니고 있었는데 빈 속에 커피 마시는 걸 이야기드리자마자 제 담당교수님이 저보고 돌았냐고 하시면서 욕을 한 바가지를 하셨습니다.
그런데 참 희한하죠. 사람 몸이 참 신기해요. 오히려 위에 있던 병이 예상보다 더 빨리 나았아요. 의사 선생님도 저한테 "난 이제 의사 그만해야 돠나보다." 이런 이야기까지 하시더라고요.
당시에 교수님이 일주일에 2번 수업 30분 전에 가서 커피를 마시는 게 한 학기 동안 루틴이 되어버렸는데, 비싼 커피라는 루왁커피까지 먹어봤는데 솔직히 모르겠어요. 이게 왜 비싼지...... 제 혀가 저렴한가 보다 싶었어요.
이상하게 빈속에 커피를 마시면 잠이 깨는 게 거의 습관이 되어서 요즘도 가끔 빈 속에 커피를 마십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어떤 이상한(?) 습관이나 루틴을 가지고 계신가요? 무척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