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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lm Jul 29. 2024

서른네 번째 : 마약중독자도 아닌데 이상해요

주치의 선생님께 질문을 드렸더니, 의사 선생님 생각을 말씀하셨다

출처 : Shutterstock


오늘은 병원 외래를 가는 날이었습니다.


외래를 가기 전에 집안에 약간의 소란이 있었고, 저는 지금도 화가 안 풀린 상태입니다. 돈이라도 많으면 물건이라도 부숴버릴 텐데, 부숴버린 다음에 수리를 하려고 해도 다 돈이라 그럴 용기는 없었어요.

TV 드라마에서 물건을 엎는 배우들이 그렇게나 부럽더군요.


항상 주치의 선생님의 첫마디는 8년 동안 외래진료를 갈 때마다 같았어요.

아이고 우리 0(Calm의 성씨) 선생, 오늘 몸은 어때?
그리고 기분은 좀 괜찮나?


아침에 소란도 있었고, 문득 이 기사가 생각나더군요.

https://naver.me/xP8wYhJe


그래서 의사 선생님께 솔직히 말씀드렸어요.

제가 정상이 아니라는 건 저도 알지만 가끔 행동양식이라고 해야 할지 그런 것들에 일관적이지 않은 것 같아요.
가끔 내 안에 2개의 자아가 있다고 하는 말이 매스미디어에 나오잖아요.
저도 갑자기 극한 상황에서 냉정해지고, 작은 일에는 정말 지하 땅굴을 파서 들어갈 만큼 움츠리고 위축되고......
말 그대로 무서워하면 계속 두려워해야 하고, 없던 과감함이 생기고......
그리고 선생님도 아시지만 전에 제가 응급처치해서 우리 어머니하고 일면식도 없는 아저씨 한분 구했을 때, '내가 갑자기 왜 이러나?' 싶어서 혹시 먹는 약에 문제가 있나 싶어서 여쭈어보고 싶었어요.
평상시의 저라면 피했을 것 같기도 하고, 피하는 게 안전한 선택이잖아요.
이 무서운 세상에서요.


의사 선생님께서 크게 웃으시더군요.


답변을 자세하게 기록하기는 조금 부끄럽기도 하지만, PTSD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하시더군요. 그리고서 정말 박장대소를 하시더군요.


저한테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씀해 주셨어요.

너랑 반대상황이면 일상생활이 힘들어지는데 그나마 다행이라고 나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그냥 쉽게 생각하는 습관을 좀 가지자.
화이팅이야.


모르겠습니다.


정말 저는 "꽁"의 아이콘과도 같은 사람인데 오히려 혼란스러워졌어요.


오늘도 어쩌면 어침에 있던 소란은 극히 작은 일부분이라 제가 또 "꽁"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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