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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lm Jul 30. 2024

서른여섯 번째 : 오히려 지금이 더 불편한 느낌?

나 혼자 열심히 바보짓을 하는 중이고, 나머지는 신선놀음 하는 느낌?

'일상' 매거진에 들어가야 하는 글에 대해서 생각이 많아져서 이곳에 게시합니다.

출처 : iconscout


사람은 살면서 항상 '외로움'을 느끼기 마련이다. 일단 사람이라는 존재 자체가 남이 잘되면 배가 아프고, 남이 불행해지는 것을 보면 무의식적으로 우월감을 느끼는 존재인 것 같다. 물론 나처럼 아예 남이 어찌 되든 말든 지금 나의 처지에만 관심을 가지는 경우도 많다.


나는 '자수성가(自手成家)'라는 말을 믿지 않는다. 결국은 이 말을 조금 왜곡해서 해석해 보면, 내가 잘나서 내가 성공한 거라는 내가 잘났다는 아주 오만한 말이다. 분명히 중간에 이 사회에는 엄청난 장애물들이 있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도움을 받게 되어있다.


단지 도움을 많이 받느냐 적게 받느냐의 차이는 있겠으나, 아마 도움을 한 번도 안 받고 정말 말 그대로 자기 능력으로 성공한 인간은 적어도 이 세상에는 아무도 없다고 생각한다.


흔히들 고난과 역경을 뚫고 살아온 사람들의 성공담을 많이 탐독하기도 하고, 매체를 통해서 많이 접하면서 용기를 얻으려고 한다. 그러나 어린 시절에는 아버지의 강압 때문에 나는 위인전 한번 읽어본 적이 없다. 그 흔한 이순신 장군 위인전도 읽어본 적이 없다.


아버지는 항상 이렇게 말씀하셨다.

상황이 다르고 시대가 다른데 왜 다른 사람 어떻게 살았는지 그걸 보냐?
그리고 위인들하고 지금 너하고 상황이 같니?
넌 생각이 없냐?
넌 너의 생각을 하고, 부족하면 생각을 더하고, 너의 의사를 표현해라.


어느새 제가 성인이 되어서도 어린아이들 혹은 저에게 가끔 물음을 주셨던 교수님들께 조차도 아버지와 같은 식으로 대답을 하게 되었다.


사람에게는 크게 나누면 혼자 할 수 있는 일과 역할분담을 해서 해야 하는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내가 처한 상황과 일은 나 혼자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내가 야구를 좋아하니 야구에 비유를 하자면 이런 상황인 것 같다.

투수 하나 마운드에 세워놓고, 포수 하나 홈에 놓은 다음에 수비수 다 빼고 경기하는 상황?
이 상황에서는 투수가 내야수를 넘기는 안타 하나만 맞으면 그냥 지는 거다.
왜냐하면 수비가 없으니까 분명히 최소한 inside-the-park home run이다.
그리고 투수에게 가서 공을 던지라고 하는 감독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퍼펙트게임'으로 경기를 마치라고 하는 상황이다.


그냥 최소한 단순한 질문이 아니라 관심을 가지고 같이 일을 해나갔으면 좋겠다. 어차피 결국은 지금 현재 나와 크게 관련이 있는 일도 아닌데 나 혼자 이러고 있는 게 너무 싫었다.


결국은 어제와 오늘 큰 충돌이 있었다. 


자꾸만 장난으로 넘기려고 하는 그런 게 더 싫었고, 시간이 필요한 문제인데, 시간이 흐르기 전에 계속적인 지시가 나오고 더 이상 완전히 나 자신이 무너져버린 느낌이다.


다 부러워하고 축하해 주고 그런 상황인데 속은 곪아터지고 있는 것은 내가 비뚤어진 인간이라서 그런 건지, 아니면 그냥 이게 정상인 건지 판단도 못하겠다.


오늘은 너무 아파서 병원에도 다녀왔다. 의사 선생님도 다 끝났는데, 또 무리하냐고 하셔서 그냥 그렇다고만 말씀드리고 더 이상 말을 하지는 않았다.


정말 그냥 어차피 수술을 수차례 받으면서 오래 살고 싶다는 생각은 버린 지 오래다. 어디 정말 사고를 당하거나 그러지 않더라도, 알아서 내가 화를 못 이겨내서 죽어버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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