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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lm Aug 04. 2024

마흔두 번째 : 아날로그형 인간의 스마트홈 구축하기

Smartthings를 이용해서 IoT Smart Home 꾸미기

출처 : Calm이 스마트 플러그 2개를 구입해서 스마트싱스 앱에 설치해 보았음(스마트플러그 이름은 그림판으로 지움)


제가 아마 앞의 글에서도 언급을 했겠지만, 우리 집의 가장 큰 문제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람 수의 부족


자신이 일하던 곳에서 전산업무를 담당하던 어머니는 항상 영어로 그대로 써보면...... 굉장히 이 부분에 민감하셔서 항상 이런 행동을 하십니다.

She has always tried to introduce the newest and cutting-edged technologies.
(= 어머니께서는 항상 최신의 그리고 최첨단의 기술들을 도입하려고 노력해 오셨습니다.)


사람이 없으니, 일당백을 하던지 아니면 다른 수단이라도 필요하다는 의미로 하신 말씀이라고 봐야 하겠지요?


어머니는 항상 최신의 전자제품이 나오면 사용해 보시거나 구경이라도 해보시려고 하는데, 저는 어머니께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그냥 순화시키면 의미전달이 잘 안 될 것 같아서 말 그대로 적어봅니다.

이거나 그거나 마찬가지인데 뭐 하러 쓸데없이 돈을 전자회사에 가져다 바치려고 하는 건지......
정기예금이라도 하면 이자라도 나올 것을.


어머니는 그러면 항상 대답은 같으세요.

인생 짧은데 다 해봐야지.
내가 어릴 때는 상상도 못 했던 것들이 지금 다 되고 있는데 안 신기하겠니?
돈 들고 저승갈래?
못 들고 가.


어쩌면 우리 어머니라는 사람의 사고방식이 이렇기 때문에 아무도 알아주지 않던 자신의 업무를 진일보시켜서 그 많은 것들을 이루어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스마트 플러그도 제가 산 게 아닙니다.


어머니가 처음에 어디에서 봤다고만 말씀을 하시더군요. 제가 물건을 비싸게 사는 것을 워낙 싫어하셔서 어머니께서 뭐를 사고 싶으셔도 저한테 어느 회사에 어느 제품을 사달라고 구경만 하고 이야기를 하십니다. 


전에 어머니가 백화점에서 5%만 세일을 받으시고 정가를 다 주고 사 오셔서 왜 그렇게 화가 났던 건지 자식으로서는 하면 안 될 말을 했는데 지금도 기억이 납니다.

백화점에 돈 뿌려봐야 그냥 그 순간의 만족이지.
같은 거면 3일만 기다리면 집 앞에 배달시켜 주는데 그걸 못 기다려서 카드를 긁기는 왜 긁어?


그런데 어머니는 오히려 저한테 그냥 이렇게 한마디 하시더군요.

참 내가 자식한테 경제교육은 잘 시켜놔서 다행이다.
그런데 너는 00(전여자 친구)한테도 이러면 도망가지 않냐?


다행히 당시 연애사업은 잘 되고 있었기 때문에, 제가 그냥 신경 쓰지 마시라고 했어요.


스마트 플러그 2개를 달아놓고 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 그리고서 어머니께서 이제 새로 집을 지어야 하는데 "심플한 스마트홈"을 구축하고 싶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저한테 매일 이상한 거 공부만 하지 말고, 쇼핑도 하고 구경도 좀 다니라고 하십니다.


저는 이거 또 혹시 고장 나는 거 아닌가 벌벌거리는데 어머니는 고장은 날 수도 있고, 시행착오는 언제나 일어날 수 있다고 하십니다.


생각보다 편하기는 하더군요. 자기 전에 누르면 기기의 전원이 차단기 내리든 싹 내려가고...... 오늘 잠을 자기 전에 누워서 한번 눌러볼 생각입니다.


저는 솔직히 '안전'을 전공한 사람이기 때문에 스마트홈 구축에 있어서 에너지 절약 이런 것보다는 '경보기' 혹은 '센서'를 잘 갖추는 게 먼저라고 생각이 딱 들었습니다. 그리고 집 밖에서 가스밸브를 잠글 수 있다거나 그런 게 가능했으면 좋겠다는 게 생각이었는데, 그게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어머니가 이사 가기 전에 연습 삼아서 해보라고, 기기야 다 이사 가면서 뜯어서 가서 달면 되니까 해보라고 하시더군요. 돈 드는 건 신경 쓰지 말라고 하시는데, 저는 신경이 쓰이는 걸 어떻게 할까요?


뭐 하여튼 신기해서 적어봤습니다.


공과대학을 나와서 아직도 손으로 계산하고 공학용 계산기도 똑바로 못 다루는 제가 스마트 플러그를 사서 설치했다는 게 그냥 신기하기도 하고 해서 적어봤습니다.

아마 브런치에는 다양한 분들이 계시고, 더 고도화된 스마트홈 구축을 하신 분들이 이미 많으신 것 같은데요. 저를 보면 웃으실 것 같기는 합니다.


하여튼 신기해서 적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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