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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lm Aug 18. 2024

쉰네 번째 : 다 망가진 손으로 마지막으로 남긴 말

죽음을 앞두고서도 할 말이 많았던 한 사람

출처 : 세월이 지나 보존을 위해 Calm이 타이핑 한 것을 흐림처리 함


어제, 바로 앞에서 이야기했던 고등학고 선생 자식과 그 고등학교 새끼들 말고......


저한테 좋으나 싫으나 영향을 준 한 사람이 있습니다.


두렵거나, 저 새끼들처럼 양아치 짓을 즐겨하던 사람은 아니었는데, 그냥 서로가 좀 껄끄러운 사이라고 해야 할까요?


어머니는 이렇게 표현하시더군요.

자기 생각이 확실한 인간 두 마리
두 마리라고 한건 내가 보기에는 그다지 둘 다 쓸데없이 너무 강해서 사람으로 안 보여서 그런 거다.
알았지?


그냥 이름 하나 꺼내서 말하기 힘들고, 누구인지 말하기 힘들고...... 뭐 그런 사람입니다.


단발적으로 한 마디씩 주문을 하기도 하고, 이야기를 하시기도 하는데, 그게 당장 이해하기는 힘든 말들인데요.


저도 말을 급한 경우가 아니면, 빙빙 돌려서 하는 편이라서 왜 그러셨는지는 알면서도 굳이 가까운 사람들 한 테까지 그럴 필요가 있었나 싶습니다.


저는 '해리포터' 소설이나 '낭만닥터 김사부' 드라마를 보지 않아서 혹은 예전에 '골든타임' 드라마를 보지는 않았고 봐야지 하면서도 의지가 잘 안 생기더군요.


전에 일을 했던 공공기관에 해리포터 매니아가 있었는데, 저한테 덤블도어랑 헤르미온느를 섞어놓은 것 같다는 말을 하더군요.

심지어 당시에 일하던 곳에 최고책임자께서는 그 사람이나 저를 다 알고 계시는 분이라서 맞다고 하시더군요.

그러시면서 그 사람에 대해서는 오히려 해리포터와 헤르미온느 그리고 덤블도어를 섞어놨다고 하셔서 당시에 인터넷으로 캐릭터 설명을 찾아봤던 기억이 납니다.


'낭만닥터 김사부'랑 '골든타임'은 전부 메디컬 드라마로 알고 있고, 방영 시기도 달랐는데 말은 똑같은 말을 들었어요.

저기 주인공 얼굴을 Calm(가명)으로 바꾸면 맨 땅에 헤딩하고, 미친 짓 하는 게 완전 복사판 아니냐?
+
(박장대소)


저도 제가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 지금도 잘 모르겠는데 제 3자의 입장에서는 그냥 저런 시선이구나 생각해 왔습니다.


최근에 집이 정리가 되고, 죽기 전에 이건 해야겠다는 아니고, 상황이 좀 나아지면 해야 하는 일들을 수첩에 적어놨었는데......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못하겠더군요.


왜 그렇게 생각했냐면, 제 사고방식으로는 언제가 상황이 나아지는 건지 그 시점이 언제가 될지 확신을 못하겠더군요.


손이 다 망가진 사람이 굳이 저한테 저런 것들을 종이에 적어서 쥐어줬는데, 그 종이는 다 마모가 되었지만, 내용은 간직하고 싶었습니다.


좀 과격한 표현도 있고, 신선놀음 하는 말들도 있는데, 그냥 써준 말대로 살아가도 나쁘지는 않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이 좋아했던 파란색 바탕에 하얀 글꼴로 타이핑해 봤습니다.


인쇄소에 가니까 1시간이면 충분히 만들고, 액자까지 그렇게 비싸지 않더군요.


일단 아마추어이지만 일러스트 파일로 해서 다 만들어서 송부만 하면 제작이 되어 나온다고 합니다.


이사를 가기 전에 이건 해야지 싶었습니다.


그래야 조금은 덜 미안할 것 같아서 그리고 그냥 요즘은 매일매일이 고비인 느낌이라 제 마음이 편하자고 정말 별 걸 다하는구나 싶었습니다.


갑자기 제가 사는 곳에 번개가 치는군요.


저도 제가 미친놈이라고 인정을 하고 싶지는 않은데...... 좀 맞는 것 같아서 슬픈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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