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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lm Aug 23. 2024

쉰아홉 번째 : 더 이상 살면 안 될 것 같은 기분

처음 자발적으로 '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출처 : Adobe Stock


항상 어디를 가나 지적을 받는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어렵게 다 해놓고, 도달하고 싶은 목표는 너무 작다.


제가 여유가 넘쳐서 구세주 컴플렉스가 있는 것은 아니고, 그렇다고 잘난 척이나 허세 이런 건 아예 거리가 먼 사람이라...... 저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충격을 많이 받았지만, 나는 그렇게 내 나름대로 사는구나 생각하고 말았습니다.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노력을 해도 이루지 못한 부분들이 있고, 그 부분 때문에 부모님께 죄송해서 얼굴도 못 들고 다닐 때 동기가 저한테 무슨 죄지은 것도 아닌데 어깨 펴고 살라고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그런데 그게 현실적으로 어렵더군요.


사람이 하고 싶은 일과 잘하는 일이 같다면 좋겠지만, 그러기는 참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서 저는 성인이 되기 전부터 어머니로부터 경제교육을 받았고, 어머니 표현에 의하면 최소한 돈관리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는 빠르게 경험을 다 시켜주시고 싶다고 하셨었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자산 관련해서 관심분야를 한쪽으로 택해서 그쪽으로만 좀 집중해 보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주로 부동산과 환율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었고, 지금도 가끔은 봅니다. 그러다 보니 비교적 어린 나이에 자격증도 따게 되었고, 제 판단으로 큰 액수를 집행해보지는 않았지만, 외화예금을 조금씩 해서 그래도 가산 유지에는 힘을 보탤 수 있었습니다.


https://brunch.co.kr/@f501449f453043f/252


그러나 위의 링크처럼 집에 관련된 문제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제 주위에 최근 5년 정도에 '벼락거지'가 되었다는 표현을 하면서 서울에서 경기도로 이사를 한 사람이 10명이 넘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특정 정부를 탓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여기서는 모두를 까야할 것 같은데, 대한민국에 들어섰던 IMF사태 이후의 대한민국 정부는 대한민국의 부동산 시장 상황에 대한 정세 파악 자체가 잘못되어 있어서, 지속적으로 그릇된 정책이 나오게 되고, 말 그대로 최근 4년 정도는 제가 보기에도 개판인 것 같다는 생각은 듭니다.


그리고 연이은 고위공직자들의 망언과 더불어 내로남불의 행태를 보면서, 별 관심도 없던 제가 화가 날 정도면 다른 사람들도 충분히 화가 났겠구나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 상황에 문제를 어렵게 만들고, 최소한의 돈으로 부동산 취득을 성공한 현재의 저는 그냥 이제는 내가 할 일이 끝난 게 아닌가 라는 생각만 들어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매일매일 사소한 문제로 굉장히 예민해지기도 하고, 부모님이랑도 사소한 언쟁도 생기지만, 계속 이런 생각은 지워지지가 않습니다.

그동안 외줄 타기 하듯이 그리고 매일 불행을 몰고 다니듯이 살았는데, 갑작스럽게 행운이 찾아오니 이게 내 삶의 거의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닐까?


어쩌면 행운에 대한 공포이기도 하고, 손쉽게 계산대로 일이 되어본 적이 없으니 당황스러워서 계속 머릿속에 이런 생각이 납니다.

내 역할은 여기까지.
이제 나는 사라져야 할 때다.


어찌 보면 그냥 온몸에 기운이 다 빠져버린 느낌도 드는 게 사실입니다.


저는 그냥 재산이 늘어나면 기분이 좋아서 엔돌핀이 막 돌고 미치도록 기분이 좋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허무함과 더불어 그냥 좀 삶의 끈을 잡을 이유가 사라져 버린 것 같기도 하고...... 모르겠습니다.


항상 6~7할 정도의 능력을 써야만 위기상황을 돌파할 수 있다고 하시던 아버지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높은 곳을 보기보다는 정면을 보고 아래도 보라고 하셨어요.

그러시면서 항상 우리는 누구를 믿으면 사고가 나니까......라는 말씀을 계속하셨습니다.


백수의 삶이 편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매일 죄책감에 그리고 집 밖에 나가면 온갖 눈총에 막말은 기본이고 때로는 가족관계가 아닌 사람들도 자기 자식한테는 하지 못할 말을 막 하기도 합니다.


항상 몸이 좀 크게 아파서 의사 선생님들이 저한테 죽음을 이야기할 때에도 삶에 대한 정리 어떤 결정들을 내려놓고 수술방에 들어가서 수술을 받고 나왔습니다만, 요즘은 막 크게 아픈 것도 아닌데 그냥 '끝'에 다다라서 뭔가 정리를 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힌 것 같습니다.


정말 '끝'이라는 게 제 생각이지만, 항상 예상과는 빗나가는 삶을 살아왔던 저이기 때문에 장담은 못할 것 같습니다.


행복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도 큰 차이를 가져올 것 같은데, 저는 그냥 '나이와 능력에 맞게 견딜 수 있을 만한 고난이 있는 평범한 인생'을 원했는데, 조금씩 빨라지면서 '내가 이런 것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냥 매일매일이 지뢰 찾기를 하는 기분인데, 물론 제가 돈 좀 아껴보겠다고 자청해서 만든 일이기는 한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새로운 과정과 결과를 마주하면서 저에게 들어오는 공격의 수위 그리고 처리해야 할 일들의 양상도 조금씩 변하는 것 같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께서는 저처럼 막 복잡하게는 살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글에 마침표를 찍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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