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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lm Aug 23. 2024

예순 번째 : 저 사람, 미친놈이니까 조심해

공무원이 나를 보면서 다른 공무원에게 말했다

출처 : 전북일보


과거에 제가 이런 글을 적은 적이 있습니다.

https://brunch.co.kr/@f501449f453043f/30


시간이 지나면 정확히 밝힐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이 되는데, 넓게 보면 저도 공무원 아들입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은 공무원들의 생리에 대해서 더 알고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얼마 전에 이런 글을 또 적은 적이 있습니다.

https://brunch.co.kr/@f501449f453043f/206


민원을 2번 정도 제기했고, 제가 알기로는 제가 사는 아파트 말고도 엄청나게 민원이 들어가는 걸로 알고 있는데, 굳이 저만 기억해서 저런 말들이 오간다는 게 너무 싫었습니다.


전에 제가 "이건 아예 집에 머무르지 못하게 하는 거 아닌가요?", "공사하는 사람들이 힘들어서 야간에도 작업하는 건 알겠는데 그러면 학교 주변에 사는 사람은 잠도 자지 말라는 거 아닌가요?", "문을 닫아도 철근 자르는 톱소리 때문에 잠을 못지기도 하고, 에어컨도 틀어야 하는데 전기세는 대신 내주실 건지 궁금하네요"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건지 저를 요주의 인물로 생각해서 전에 주민센터에 가서 서류를 발급받을 때에도 최대한 불편하게 해 주시더군요. 그때도 참다가 오늘은 도저히 참지를 못하겠어서 이야기했습니다.


제가 그 순간에 공무원 2명한테 물어봤어요.

거기 두 분, 저를 손으로 가리키면서 미친놈이라고 하셨는데 저 다 들었는데요.
서로 다 들은 거 인정하시나요?
그리고 지금부터 녹음하겠습니다.


그러고 나서 5초 정도 정적이 흐르다가 둘 다 "아무 말도 안 했는데요"라고 해서 기가 찼는데, 그 앞에 앉아있던 할아버지가 이러시더군요.

그거 내가 다 들었는데, 공무원이 거짓말하면 쓰나?
+
혀 차는 소리


할아버지가 말씀하자마자 갑자기 다른 할아버지 하고 아줌마 두 분이 이러시더군요.

여기 진짜 나쁜 사람들이네.


이러시고는 다 나가시더군요.


그런데...... 중요한 건 저들한테 미친놈 소리를 들은 건 저인데, 왜 그분들이 나가신 건지는 모르겠어요.


책임자 같은 분이 와서 사과라고 하기는 애매하고 말을 빙빙 돌려서 하셔서 원하는 게 뭐냐고 말씀드리니, 일을 키우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기 가족, 자기 새끼들한테도 못할 말을 남한테 하면 그거야 말로 미친놈이지.
지금 이게 정상인가요?


말을 또 빙빙 돌리길래 서류나 빨리 발급해 달라고 했고, 그냥 나왔습니다.


그냥 자꾸 고등학교 때 선생들과 더불어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있었던 가족 간의 송사가 생각나면서 너무 화가 나더군요.


공무원 인권보호나 교권보호 다 좋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그들에게 주어진 할 일을 다 하면서 자신들의 권리를 요구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그냥 무사 안일주의에 찌든 사람들 그리고 자신들의 테두리 안에서 무조건적인 편안함만을 추구하는 본능에 충실한 야만인 같았습니다.


티타늄 밥통을 넘어서서 이제는 아주 단단한 신소재 밥통이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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