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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lm Aug 24. 2024

예순한 번째 : 그냥 어머니께 막말을 했다

손을 놓고 있으면, 내가 하겠거니 하시는게 너무 싫었다

출처 : 연합뉴스

https://brunch.co.kr/@f501449f453043f/255


저는 부모님께 제가 할 일을 다 해드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오히려 집을 지을 땅이 생기고 나서 더 힘들어진 것 같습니다.


예전에 제가 비슷한 부분을 친한 누나께 여쭈어봤을 때에는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엄마가 내가 그냥 자기보다 낫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고......


그래서 그냥 제가 이렇게 말씀드렸어요.

이 할머니가 말년에 집에 있는 돈을 다 털어먹으려고 하는건지......
저는 능력없어요.


친한 형님한테 말씀드리니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야, 그건 손흥민이 갑자기 축구 안하겠다고 하는거 아니냐?


제가 그냥 이렇게만 대답한 것 같아요.

그렇게도 보이고, 손흥민 자식이 무조건 축구 잘하라는 법은 없으니까요.


그리고 요즘 제가 대학교 다닐때 여자애들이 저보고 '모르쇠'라고 이야기를 했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 입장이 바뀌어서 어머니가 매번 자기는 모른다고 하셔서, 분명히 알고 있는데 도대체 왜 저러시나 정말 미쳐버리겠더군요.


갑자기 여자 선후배와 동기들에게 미안해지더군요.


그리고 평면도를 몇 장을 받았는데, 갑자기 어머니께서 갑자기 이건 아니라고 하시는 바람에 난리가 났어요. 그런데 저도 공감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집이 넓어지는건 좋은데, 공간을 100% 다 사용하지 못해서 붙박이장이나 드레스룸을 무조건 만들어야 하는 그런 희안한 상황이 벌어지더군요.


그래서 갑자기 제가 그린 말도 안되는 평면도와 더불어 해외 주택의 평면도를 보여주시면서 이렇게 원한다고 하셔서 일단 건축사무소 두 곳에서는 다시 내부평면을 짜기로 했고, 한 곳은 아예 자발적으로 다시 그리겠다고 하시더군요.


어머니가 갑자기 저한테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일단 짓는 거는 지금 너네 외삼촌이 메인 건축사니까 거기에서 시공사 선정도 하고 하겠지만, 대충 서울시 규정에 맞게 그리고 우리 요구사항에 맞게 도면을 그리고 기본적으로 어떤 자재를 쓸지 그런가를 전부 다 직접 니가 할 수도 있게 미리 만들어놔라.


그래서 그냥 이대로 가다가는 안될 것 같아서...... 어머니께 그냥 좀 길게 막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엄마, 이거 내 집이 아니라 엄마 집이라고.
관심을 좀 가져.
어차피 내꺼라고 이상한 소리 하지 말고.

그리고 집 전에 지을때는 아빠가 건축사는 아니지만 자기 분야에서 그래도 권위자 소리 듣는 사람이라서 외삼촌이 존중해준거지.

지금 날백수에 그냥 공대 나온 바보 말을 누가 듣고 그대로 집을 지어주겠냐고.

그리고 나는 건축에 대해서 아예 모르고 안전진단 정도나 아는거지 무슨 이게 모래집 만드는 것도 아니고, 이거 장난하는거 아니라고.

나 진짜 안그래도 시험 때문에 돌거 같은데, 어차피 떨어질 시험 이거나 똑바로 하라고 하는거일 수도 있는데, 이건 내 본업도 아니고, 지금 이상한 소리인건 아는거지?

매일 스스로 하라고 하다가 고등학교때 선생한테 괴롭힘이나 당하고, 이지메나 당하고, 이제는 어거까지 하다가 진짜 건물이라도 무너지면, 앞의 것들은 약먹고 치료라도 받고, 내가 가끔 소리지르고 하면 그나마 나아지지만, 건물 짓는건 진짜 잘못하면 돌이킬 수가 없다고.

개두술해서 두개골 열고 뇌에 메스대는거하고 같다니까.
한번 실수하면 다 끝나.

엄마 아들 그냥 바보 멍청이라니까?
믿지마.
내가 돈들고 튈지 아니면 이상한 짓 할지도 모르는데 좀 의심하고 살아.

이러다가 우리 전에 힘들었던일 만큼한 큰거 하나 또 오면 그땐 감당 못해.


이렇게 말해봐야 소용없다는건 아는데, 그래도 조심은 하실거라고 생각해서 했어요.


일단 오늘은 서로 말한마디 섞지 않을 것 같네요.


매일매일 모자란 제 자신이 너무 싫어서 자꾸만 이상한 생각만 드는 하루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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