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alm Aug 25. 2024

예순두 번째 : 나는 약속을 다 지킨 줄 알았다

약속을 지킨 후 보증기간 AS까지 해주라는 말인 건가?

출처 : velog


제가 오래전에 돌아가신 분과 한 약속이 있습니다.


하나는 도저히 지킬 수가 없었는데, 그건 이겁니다.

30이 되기 전에 결혼은 무조건 빨리 하기


개뿔도 없는데 어떻게 하냐는 생각도 들었고, 주변에 정말 이상한 분들이 많아서...... 마음이 가고 그런 분도 없었던 게 사실이고, 매일매일 이렇게 사는 저를 좋아해 줄 사람도 없어서 돌아가신 분이 모셔져 있는 곳에 30이 되었을 때 가서 이렇게 말씀을 드렸어요.

시간을 거스를 수 없고, 저도 아직은 사람 만나고 그런 게 힘드니, 이건 안 되겠어요.


총 7가지에서 6가지로 줄어들었는데, 최근에 저는 6가지를 다 종결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돌아가신 분의 생전의 성격은 이러셨어요.

무한한 책임감,
아는 사람이라고 봐주지 않는다,
내 신념을 지키기 위해서 기꺼이 죽을 수도 있다,
......


본인 신념을 지키다가 정말 돌아가시더군요. 세상 독한 사람이라고 생전에 말씀드리면 저한테 이러셨어요.

너는 나보다 더한데 무슨 소리야?


하여튼 그냥 '보이지 않는 실체'가 된 고인과의 약속을 다 지켰다고 했는데 그건 착각이었어요. 왜냐하면 제 생각은 이 정도면 되었다 싶었는데 이 분이 항상 하던 말이 생각났습니다.

전제제품을 사도 보증기간이 있는데, 사람이 하는 일도 보증기간에 그리고 그거 끝나면 유상 AS라도 가능해야 하는 거 아니냐?
인간들이 그냥 다 저질러 놓고 피하기가 바빠.


뭔가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 생각했어요.


어제도 친한 누나랑 대화하면서...... 아무래도 결혼도 하시고, 아이도 있으시다 보니 생각이 많이 다르고 또 납득이 가는 조언을 들었어요.


그런데 이 누님도 저한테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지금 Calm(가명)은 자기 자신을 증명했는데, 그거를 부모님하고 지인들은 완전 신뢰하는거고, 다른 주변에서는 인정하기 싫어하는 것이다.


증명을 하는 건 수학이나 물리학에서나 할 일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그냥 제 몸과 마음을 갈아서 다 해결될 문제라면 다시 작년에 공부하다가 뼈가 완전히 조각날 정도로 한 번만 더 해볼 생각입니다.


제가 다른 사람들로부터 이렇게 여겨졌으면 하는 부분은 이렇습니다.

Calm(가명)은 약속을 하면 무조건 지킨다.


아직 약속을 다 못 지켰으니까, 완전히 다 지켜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만들어 놓은 것들을 제가 도움을 받아서 마무리 짓는 게 부끄럽지 않게 살아가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고 미물에 불과하지만, 필요하다고 하니까 그러면 가봐야지 생각하면서 마음을 다잡아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예순한 번째 : 그냥 어머니께 막말을 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