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이라고 거부는 안 해서 다행이다
의학적 기준으로는 병이 있고 심지어 경증이 아닌 중증인 게 맞는데, 처음 전공의 strike가 시작될 때는 굉장히 오해를 많이 받았다.
응급실에 내가 자력으로 가서 뻗을 만큼 체력은 남겨놓고 병원으로 향하기 때문에 전공의들은 처음에 나에게 겁을 줘가며 귀가시키려고 했었다.
경증이시면 다 비급여로 들어가요.
그래서 내가 의료인도 아니고 그냥 병원 밖에 앉아있다가 픽 쓰러지고 난다음 응급실에서 난리가 났다는데 나는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내가 깨어나고, 응급의학과 임상강사가 교수에게 정말 박 터지게 욕을 먹고 나서 교수가 나에게 사과했다.
그러고 난 다음에 내가 외래에 갔을 때 소견서 하나와 지갑에 넣고 다닐 수 있도록 작은 종이에 내가 가진 병명과 상태를 영문으로 적어서 들고 다니라고 주셨다.
그 뒤로는 응급실에서 경증환자 취급은 받지 않는다. 병의 특성상 급격하게 안 좋아졌다가 혈관으로 약물투여만 하면 우선 고비는 넘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방치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고 한다.
오늘도 역시 응급실에 갔는데 다행히 나를 외래에서 봐주시는 선생님이 당직이셔서 빠르게 처치를 받을 수 있었다.
뭔가 빈도도 잦아지고, 몸이 다 아작이 난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한숨만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