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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lm Sep 10. 2024

여든두 번째 : 만지지도 못하는 돈이 재산으로 잡힐 때

현금 유동성이 중요한 이유

출처 : The Prepared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자리잡은 하나의 신화가 있습니다.

아파트 불패 신화


저는 아파트 불패 신화를 만든 장본인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와 윤석열 정부의 금융정책 실패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 사람 중 한명입니다.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 모두 물가안정에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단순 경제지표에만 매몰된 나머지, 체감 경기에 대한 부분에서는 말그대로 쓰레기장을 방불케하는 혼란의 연속입니다.


그리고 국가 경제의 체급에 비해 각종 경제지표들은 널뛰기를 하고 있고, 주식과 부동산에 관련된 사소한 소식이 뉴스의 메인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전문가들이 내놓는 의견이나 분석의 정확도는 과연 그러한 의견이나 분석에 대한 신뢰성을 담보하지 못할만큼 낮습니다.


조금 더 옛날 이야기를 해보면......


과거 1997년 대한민국 사회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던 IMF사태에서 저는 비교적 자유로웠습니다. 오히려 우리 집은 더 잘살게 되었고, 당시에 저는 해외 체류 중이었는데, 주재원의 자녀였던 제 한국인 친구들이 한 두명씩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당시에 우리 학년에 있었던 한국인은 저를 포함해 5명...... 저를 제외하고, 나머지 4명은 다 가족들과 함께 힌국으로 돌아갔고, 4세대의 가족은 전부 동반자살 시도를 해서, 3명의 친구는 먼저 세상을 떠났고, 1명의 친구는 살아났지만 장애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니던 학교에서 한국사람이라고 하면 현지인들이 위로를 해주거나 오히려 현지인들이 피해다니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어머니 회사에서 낸 긴급발령으로 인해서 1998년도에 일시 귀국을 했었습니다.


한국에 와서도 98년을 회상해보면 학교에서 누구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는 말 혹은 시골로 전학을 간다는 친구들...... 말 그대로 아비귀환인 상황이었어요.


점점 화폐가치가 휴지조각이 되는 상황에서 당시에 부모님은 부동산을 조금씩 취득하기 시작하셨습니다. 당시에는 어머니 아버지 신변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못했고, 그래서 부모님은 고향에 위치한 부동산을 하나하나 매입하셨어요.


시간이 지나고 아버지 몸도 아프시고 여러가지 문제가 생기시면서 어머니도 일을 그만두게 되시고 부모님의 인생 계획보다 빠르게 부모님의 고향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아버지께서 크게 아프시면서 의사선생님은 포기하라고 하셨지만, 일단 어머니는 성인도 아닌 저에게 집의 재산상황을 다 알려주시고, 아버지의 치료와 향후 최악의 경우 치료를 위해서 돈을 정말 쏟아부어서라도 아버지를 살려내기 위해 우선 첫번째로 당장 현금화가 가능한 부동산 전부를 현금화 했습니다. 여타 다른 부동산들은 현금화가 불가능하더군요.


당시에 현금화를 해놓고, 그냥 전부 다 쏟아부었어요.


그러고 나니 엄청닌 액수의 돈은 다 증발해버렸습니다.


그래서 항상 조이고 조이면서 살아 왔어요. 그리고 절대 대출은 안된다고 생각해서 대학교 입학할때 받은 전액 장학이 모자라다 싶어서, 중복수혜가 가능한 장학금을 추가로 받기 위해서 공부해서 수석 졸업을 했습니다.


2등과의 벌어진 차이를 더 벌리기 위해서 노력할 때 친한 선배가 저한테 이런 말을 하시더군요. 아마 기억 못하실 것 같아요.

너는 무슨 너 자신하고 싸우니?
이미 벌어져 있는데.


당시에 출세에 눈이 먼 놈이라는 말을 참 많이 들었는데, 그런게 아니었어요.


제 생각은 이랬어요.

내가 뭐라고 대학 등록금으로 돈을 쓰나?
최대한 가족에게 금전적 손실을 안기기 싫다.


그렇게 노력하면서 살아왔다고 생각했고, 높은 사람들이 바뀌면 우리도 있는거를 다 현금화 해버리겠다는 생각을 계속 하면서 인내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정권이 계속 바뀌어도 그리고 공무원과 국회의원이 수없이 바뀌는 동안 우리 집의 재산세의 세율을 결정하는 척도는 미친듯이 올라가는데......


처분을 하고 싶어도 웃긴건 세금으로 더 가져가거나, 아니면...... 조건을 굉장히 까다롭게 해놔서 그냥 정말 부동산만 뜯어먹고 살아야 한다는 생각도 듭니다. 오히려 현금화를 하면 반토막이 되는 상황을 이해하실까요?


너무 자세하게 말씀드리면 우리 집에 대해서 노골적으로 밝혀질듯해서 여기까지만 말씀드림을 이해해주세요.


하여튼 남들이 바라보는 재산의 규모와, 우리 가족이 가용할 수 있는 현금의 범위는 너무나도 차이가 크다는 건데요.


지금 우리집의 상황은 아니지만, 현금유동성 확보에 실패한 기업들이 많이 쓰러졌는데, 저는 그 중에서도 IMF때 보다도 당시 대우그룹이 생각납니다.


당시에 어머니가 대우가 망했던 이유를 적나라하게 말씀해주셨던게 지금도 생각이 납니다.


물론 우리 집이 그만큼 큰 재벌도 아니고 당장 현금이 제로가 되어버리거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우선 체감이 된 상태에서 아직 일이 발생하기 전이지만,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정말 힘들어지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만지지도 못하는 재산 때문에 재산세 추징은 엄청나게 당하고 있는데,
3년 안에 무조건 해소를 해버릴 생각입니다.


그리고 절대로 이것은 명심해야할 것 같습니다.

바로 만질 수 있는 내 돈은 진짜 내 돈이지만, 대출금은 은행의 돈이고 현금화를 바로 시킬 수 없는 내 돈도 결국 내 돈은 아니다.

결국 지금 당장 집행할 수 있는 돈만 내 돈인 것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제 이름으로 된 재산은 1도 없고 다 부모님 명의라서 제가 왜 이렇게 신경을 쓰는 건지 생각을 해보니 좀 역설적인 면이 있더군요.

내 돈이 아니라서 저 돈을 가지고 싶은 생각은 없는데,
부모님 이외에 다른 사람 손에 들어가는 꼴은 못보겠다.

나도 가지기 싫지만,
다른 사람이 가지는 것도 싫다.


책임을 지고 싶지 않은 마음, 나 자신에 대한 불신, 부모님에 대한 죄책감 등 오만가지 감정들이 복잡하게 얽혀서 이런 기형적인 생각이 나와버린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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