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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lm Oct 11. 2024

[20241011] 선을 지키는 미친 사람

누가 나한테 이런 말을 해서 왜 이러나 싶었다.

출처 : App Store

위의 그림이 선(線)을 뜻하는 라인이라는 중의적인 표현도 있기는 하지만...... 딱히 그렇다고 정말 미친 사람 그림을 넣을 수는 없어서 넣어보았다.


나를 오랫동안 봐온 사람이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인간관계에서는 사춘기,
위기상황에서는 노년기,
일이나 공부할 때는 그냥 AI,
평상시에는 그냥 선은 잘 지키는데 미친 사람
(사실은...... 미친놈이라고......)

그런데 막상 생각해 보면......
너는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아.


갑자기 왜 그런 말을 하는지 물어봤다.


저한테 자기는 분명히 같은 Calm(가명)이라는 사람을 상대하고 있는데,
상황마다 기준이 너무 확실하고,
그게 무 자르듯이 딱 잘린다는 것에 대해서
제 안에 다른 사람들이 들어있는 것 같다는 말을 했다.

막상 또 생각해 보면 내가 하는 생각이나 행동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말도 했다.


항상 생각을 하면서 사는 부분이 있는데, 그냥 살면서 나와 아버지의 목표는 이런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적어도 저 사람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 사람이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그 상황에 대해서 받아들여주는 사람이다.


저는 융통성이 없는 사람이라고는 생각하고 살았다. 그렇지만 내가 고무줄 잣대로 무엇을 판단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되는 게 싫었고, 실제로 나 자신이 그런 사람들을 싫다 못해 피해 다니기도 했고, 상황이 안되면 정말 들이받아서 다 엎어버린 적도 한두 번은 아니었다.


살면서 법이나 규칙을 지키면서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안 지키고 사는 사람들이 더 잘 사는 것을 보고 나서는 '내가 이렇게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래도 지키다 보면 결정적일 때 내가 피해는 보지 않겠지 하면서 살아가는 게 내 삶이었고, 솔직히 손해보지 않고 살겠다고 다짐하면서도, 알면서도 속아주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전에 나에게 교수님이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좀 융통성 있게 살아.
뭐 그렇게 지킬게 많니?
나중에 정치하고 싶어?
너 정치 싫어하잖아.
그러면 그냥 조금은 막살아.


나는 내가 충분히 막살고 있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렇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사람은 아무리 가까이에 있어도 아무리 같이 겪어봐도 그 속까지는 다 알 수 없는 게 사실이라고 생각했다.


그냥 좋은 의미로 생각하기로 했다.

선을 지키는 미친 사람


선은 지키니까 나중에 욕은 덜먹겠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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