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삼촌 얼굴을 똑바로 보지 못하겠다
평면도를 어렵게 확정시켰습니다.
이제 건축공법을 선택하고 거기에 적용할 기술과 더불어 정확한 도면을 짜게 될 텐데......
그냥 전문가 앞에서 진상을 떨고 그런 것 같아서 편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예전에 수술을 받아야 했을 때, 내 수술을 포기했던 의사들은 나에게 개뿔도 모르면서 나대지 말라는 식으로 했던 기억이 납니다.
결국은 수술을 제가 생각했던 방법으로 받게 되었어요.
그런데 지금 상황이 그때와 너무 비슷하다고 어머니도 말씀하시고, 저도 그렇게 느꼈습니다.
내 수술을 포기했던 병원의 의사들은 피하기 바빴고, 부모님을 죄인을 만드는 식으로 자신들이 최대한 저를 몰아내려고 노력했던 케이스이고, 이번에는 좀 달랐어요.
외삼촌께서 아무래도 우리 집을 잘 지어주시려고 계속 노력을 하셨고, 최대한 배려를 해주셨어요.
아파트와는 달리 단독주택은 아무래도 땅모양에 맞춰서 집을 지어야 하기 때문에 구조를 짜내기가 어려웠던 것 같아요.
그래서 외삼촌이 해외의 건축사들에게도 기획설계를 부탁드렸었고, 받아본 도면들로도 뭔가 획기적인 방법은 없더군요.
그래서 그냥 외삼촌께서도 제가 처음에 제시했던 도면대로 가고, 크기 조절만 하자고 먼저 말씀하셨어요.
이 말씀은 하셨어요.
내가 지금 은퇴를 해야 하는데,
이번 건축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것들이 꽤나 많아.
이번 시도가 우리 가족을 좀 편안한 곳에서 살 수 있도록 하는 초석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