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애가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부터 만남을 이어온 인연이 있다.
초등학생이었던 아들들은 지금은 군인과 대학생으로 각자의 생활을 꾸려가고
같은 중학교를 졸업한 후 두 아들들의 왕래는 거의 없다시피 하다.
군대 간 아들은 활동적이고 대학생인 아들은 컴퓨터게임을 많이 좋아해서
사실, 둘의 공통분모가 별로 없어서 서로의 엄마를 통해 아들들의 현재 모습을 주고 받곤 했었다.
덕분에 같은 시기를 살아가는 남의 집 아이들의 생활 이야기도 쏠쏠히 듣게 된다.
코로나로 한동안은 만나지 못하고 전화로, 카톡으로만 안부를 전하다 아주 오랫만에
반가운 만남을 가졌다.
늘 그렇듯이 몸은 괜찮은지, 잘 지냈는지 안부를 묻는 게 제일 처음의 인사가 된다.
그 다음엔 늘상 그렇듯이 아이들의 이야기로 이어지며 쌓인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요즘 일상이 어떤지도 궁금해 하고 한동안의 이야깃 거리로 수다는 이어지기 마련이다.
아직 대학생 아들을 둔 지인은 군대이야기가 군인 아들을 둔 나는 대학생활이 궁금하다.
아들들의 일상공유가 끝나면 자연스레 남편의 이야기로 또다른 수다의 장이 이어진다.
흉인 듯 자랑인 듯 남편의 이야기를 쏟아내고 각자 건강의 문제점을 이야기 한다.
작년 초에 수술받고 살 빠졌단 얘기를 듣고 무릎은 괜찮으시냐 묻는 안부가 이어진다.
사실, 자주 만났어도 우리의 주제가 크게 벗어나진 않았을 게다.
그럼에도 여전히 반가운 것은, 늘 뻔한 이야기가 다시 즐거운 것은,
세월의 시간이 쌓이듯 서로에게 물들어가 아직도 자연스레 만날 수 있는
인연이 있다는 것이 너무 반갑고 좋다는 거다.
조금씩 아껴가며 만나던 시간이 아까운 것은 같이 쌓여온 시간 덕분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