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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를 알아야 나답게 살지

이효리의 당당함이 부럽다

by 나비야날자

존재만으로 빛이 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뭐가 다르기에 그렇게 혼자서 빛을 내는 것일까를 생각해 보면, 자기 자신의 인생을 살고 있다는 점이다. 나에게는 이효리가 그렇다. 워낙 유명한 연예인이다 보니 어떤 행동을 할 때마다 기사화가 되고, 이슈를 만들어내기에 내가 원하지 않아도 그녀의 행동들은 나에게까지 전달되곤 한다. 하지만 매번 눈이 간다. 나도 나에 대해서 다는 알지 못하니 겉으로 보이는 이효리의 모습을 보고 내가 다 아는 것처럼 말할 수 없는 노릇이지만, 이효리가 화면에 나올 때마다 드는 인상은 "참 당당하다. 자신의 의견이 뚜렷하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고 있다."라는 생각이다. 원하는 말을 거리낌 없이 하고, 당당한데, 이효리가 하는 말들이 누구나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하는 말이었던 경우가 많았고, 맞는 말인 경우가 많아서 결국은 다들 웃게 만들어버린다.


나대로 산다는 건 어떤 것일까? 아직까지도 너무 어렵다. 사실 어렵다기보다 나를 잘 모르니 그렇게 살지 못한다는 게 더 맞는 말인 거 같다. 나를 잘 알려면 나에 대해서 알아보고 시간을 써야 한다. 하지만 나를 알아가는 시간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쓰고 있는지를 돌아보면 너무나도 적은 시간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작년부터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서 나를 알아가는 시간을 갖고자 노력했다. 하루에 적게라도 무조건 이것을 위한 시간을 쓰고 있으니 잘하고 있다고 만족하면서도 주객이 전도된 경우를 종종 마주하게 된다. 독서를 하고 리뷰를 하다 보니 점점 리뷰가 목적인 독서를 하고 있는 경우도 있고, 좀 더 깊게 읽고 싶은 책도 일단 다 읽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경우도 많고, 몇 권을 읽었는지가 중요해지기도 하면서 이 시간들이 나를 알아가는 시간인 건지, 그저 독서와 독후감을 하는 시간인 건지 헷갈리는 경우들이 생기곤 했다. 나를 위한 시간을 쓰겠다면서 결국 나를 위한 시간이 아닌 경우가 많아진 것이다.


시간 투자와는 별개로 나답게 살기 위해 또 신경 써야 하는 점은 주변과 어느 정도의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가이다. 사실 이 부분에서 선을 긋기가 가장 어렵다. 이 정도면 괜찮겠지 했는데 너무 무례해 보일 때도 있고, 조금 더 주변에 맞추어 보면 남들 신경 쓰기 바빠져서 나는 그곳에 존재하지 않거나 너무 작게만 존재하게 된다. 주변에 피해는 주지 않는 선에서 내가 하고자 하는 걸 하자며 적당한 선을 그어보지만, 가끔씩은 주변에 피해는 주지 않는데도 나의 생각들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손가락질을 받게 될 때면 내가 뭘 잘못했지라는 생각에 마음 깊숙이 숨어버리기도 한다. 그 생각들을 다시 꺼내기까지 얼마나 더 시간이 걸리는지 알면서도 일단은 숨고 보게 된다.


그래서 난 이효리의 저 당당함이 부러운가 보다. 분명히 나와 같은 이런 과정을 나보다 더 어린 나이에 모두 겪었을 것이다. 깨지고 부딪치며 자신을 드러내는 것에 조금씩 더 편해진 거고, 나보다는 조금 더 방법을 알고 찾았기에 가능한 행동들일 것이다. 물론 선천적으로 타고난 성격도 한몫했겠지만, 아무 노력 없이 얻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결국 해봐야 아는 것이기에, 나다움에 대해서, 내가 갖고자 하는 나의 모습에 대해서 계속 드러내봐야겠다. 계속하다 보면 지금은 손가락질하던 저 행동들도 나중엔 당연한 게 되어있을 것 같고, 시대가 변하기도 할 테고, 내가 다르게 생각하게 될 수도 있고, 조금 더 성숙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은 아무런 변화가 없어 보이는 상황일지라도, 그저 부단히 해보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나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는 이 시간은 어떻게든 나에게 필요한 시간이라는 사실 자체는 변함이 없을 테니까, 그렇게 나를 알아가며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내 주변을 채워가야겠다 다시 한번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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