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애의 청력 문제
급하게 대학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여 링거를 맞으면서 1박 2일 정도 치료를 했다. 그러 면 상태가 나아져서 퇴원할 수 있었다. 한번은 일요일 저녁에 작은애의 호흡이 이상했다. 숨이 넘어가는 듯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급성 인후염 이었다. 오늘은 동창들 모임이 있어서 식사와 함께 술을 한잔 마셨기 때문에 운전을 할 수가 없어서 큰일이다. 잠깐 생각하다 대리운전을 불러서 가기로 했다. 보통은 집으로 가기 위하여 대리 운전하는데, 오늘은 병원으로 가기 위하여 대리운전해야 한다. 큰애도 옷을 챙겨 입히고 가족 전체가 급하게 대학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그렇게 일요일 밤을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날밤을 새우다시피 하고는 월요일 아침에 회사에 연락하여 휴가 처리를 했다.
작은애는 거의 2년 정도는 누워서 지냈다. 목을 가누지 못하니 앉아 있을 수도 없었다. 집에 있을 때 지금도 기억나는 작은애의 모습은 매일 방에 누워서 배로 밀면서 이동하는 모습이었다. 한참 시간이 지난 후 작은애가 걸어서 다니게 되었을 때의 일이다. 아무래도 아이가 말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 같았다. 바로 뒤에서 이름을 불러도 돌아보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병원에 가봐야 하나 어쩌나 하고 있는 시점에 정확하게 확인을 해 보았다. 작은애 뒤에서 손뼉을 크게 쳐 보았더니 고개를 돌려서 나를 쳐다 보았다. 어라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번에는 뒤에서 이름을 크게 불러 보았다. 그러나 돌아보지 않는다. 여러 번 테스트를 해보았으나 결과는 마찬가지 였다. 손뼉을 쳤을 때는 돌아보았으나 이름을 불렀을 때는 돌아보지 않았다. 손뼉을 쳤을 때 돌아본 것은 손뼉에 의한 바람을 느껴서 돌아본 것은 아닐까 생각이 되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 이지만 소리를 듣지 못하니 다른 감각은 매우 뛰어나다는 사실을 ~~ 이때까지 우리가 착각을 했던 것이 바로 이것 인 것 같았다. 우리애가 소리를 듣지 못한다니~~ 이 일을 어찌하면 좋을까?
작은애의 성장 발육이 정상아 대비 하면 매우 늦은 상황이라 청력이 없다는 사실도 너무 늦게 알게 되었다. 물론 빨리 알았다고 하더라도 결론적으로는 어떠한 조치도 할 수 있는 것이 없기는 했다. 걸어 다닐 수 있을 때쯤 알게 되었으니 아마도 최소한 4살은 되었을 시점 이다. 부모인 우리가 당장 급하게 진행되는 여러가지 증상에 대한 대응으로 병원을 계속 다니다 보니 청력에 대해서는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때 생각이 났다. 우리애가 대학병원에 입원해서 다운증후군 검사를 마치고 검사결과를 우리에게 알려주시던 주치의 선생님의 말씀 중에 이런 내용도 있었겠구나 하는 것을~~
작은애는 청력이 없어서 소리를 듣지 못하니 물론 말을 하지도 못한다. 청력이 없어서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우리부부는 또 절망 했다. 병원내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기 위하여 예약을 했다. 우선 청력이 어느정도 수준인지 측정부터 해야 하다고 한다. 청력 측정을 하기 위하여 검사실을 방문하니 1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청력 측정을 하는 동안에는 검사 장치를 귀에 달고서 1시간 동안 움직임 없이 가만히 있어야 가능하다고 한다. 우선 아내가 애를 안고서 귀에 검사 장치를 달아 보려고 시도를 했다. 그러나 작은애는 검사 장치를 달아 놓으면 그냥 손으로 휙 던져 버리기 일쑤다. 얼러도 보고 달래도 보고 좋아하는 장난감으로 시선을 끌어보고 해도 진척이 없다. 그렇게 하는 동안 시간이 제법 지나서 검사실을 마냥 차지하고 있을 수도 없었다. 우리 다음에 검사를 해야하는 사람이 대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에는 검사를 더 이상 진행 할 수가 없어서 포기하고 다시 예약을 해서 시도를 해야 한다. 1개월 후로 예약을 하고 왔다. 다음달에는 수면제 처방을 해서 잠을 자는 상태에서 청력 측정을 하는 것으로 협의를 하고 집으로 왔다. 예약 일자가 되어 다시 병원을 찾았다. 이번에는 수면제 주사를 맞고 작은 애가 잠이 들기를 기다렸다. 이윽고 깊은 잠이 들었다고 판단이 되어 검사실에 들어가서 검사 장치를 달고 검사를 시작했다. 검사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작은애는 잠에서 깨어나 버렸다. 깊은 수면상태가 아니어서 그런지 알 수는 없지만 그렇게 검사는 중단이 되었다. 그리고 귀에 달려있는 검사 장치를 벗어 버린다. 결국 오늘도 검사를 완료하지 못했다. 1달 뒤에 또 예약을 새로 잡아서 검사를 해야만 한다. 이제 어떻게 검사를 해야하나. 고민이 되었다. 교수님 과 상의를 하니 “ 다음 예약 날 오실 때 애기를 잠을 재우지 말고 많이 졸린 상태로 병원에 와주세요” 한다. 그렇게 하면 되겠다고 판단이 되어 그렇게 하기로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달 병원에 예약한 날이 되어 그 전날부터 우리부부는 작전을 짰다. 즉 밤 12시 까지는 아내가 애와 놀면서 잠을 재우지 않고, 나는 초저녁에 미리 잠을 자고 밤 12시에 일어나서 애와 놀아주면서 작은애를 밤에 잠을 재우지 않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밤에 잠을 한잠도 재우지 않은 상태로 병원에 도착했다. 아이는 병원으로 이동하는 차 속에서 계속해서 졸고있다. 아내는 아이가 졸면 다시 깨우기를 반복했다. 병원에서도 수면제를 좀더 강하게 조치해서 잠을 재웠다. 밤새 잠을 자지 못했으니 작은애는 금방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오늘은 왠지 청력 측정이 성공할 거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렇게 잠이든 작은 애는 검사가 끝날 때까지 깊은 잠을 잤고, 청력 측정은 성공리에 종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