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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서 보면 보통 한 사람을 놓지 못하는 운명적인 사랑을 많이 다룬다.'나는 이 사람이 아니면 안된다'혹은 ' 이 사람이 아니면 이 삶은 의미가 없다'라는 식으로 말이다. 그래서 한 사람이 일찍 죽어버리거나 하면, 남은 평생을 그 사람만 그리워하며 그 누구와도 만나지 않다가 그리움에 사무쳐 죽어가는, 그런 모습들.
솔직히 그런 식의 사랑에 다소 의문을 품었던것도 사실이다. 좀 신파라고도 생각했었다.
'이 사람이 아니면 안된다'
자체가 강한 의존성과, 상대에 대한 집착을 내포하고 있는 말이기때문이다. 인간적으로도, 영혼적으로도 말이다.짐짓 저것은 아름다워 보이는 말이기도 하지만, 어쩐지 '영혼의 자유로움'측면에서는 상당히 굴레에 갇힌 듯한 말처럼 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경우, 알 수 없는 강력한 이끌림을 느끼는 경우나, 그 이끌림이 자아적으로 잘 통제가 되지 않는 경우는, 내가 갖고 있는 어떤 굴레를 함께 바라볼수 있는 , 그러니까 비슷한 숙제를 가지고 있는 영혼들끼리 이끌릴 수 있다. 또 전생이나 영혼의 어느 시점에 서로의 깊은 관계성으로 인해서 서로가 이번 생에 한번 그 지점을 한번 짚고 넘어가야 영혼의 여정이 그 다음 스텝이 가능한 경우들이 있을 수 있다. 또 이제는 회복과 보완이 필요한 시기라면, 귀인처럼 그런 것들을 도와줄 수 있는 상대가 나타나기도 한다.
어느정도 이 삶에서 전투적으로 자신의 카르마나 숙제의 지점들을 많이 보고 난 후에 회복의 기간을 거칠때 만나는 인연들은 아무래도 이 생 안에서 많은 카르마를 지나왔기 때문에 이전보다는 비교적 평온한 관계성을 만들어갈수 있는 힘이 좀 더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이제 막 자신의 숙제를 마주한 시기에 만난 인연이라면, 혹은 여러 번 숙제를 마주했지만 그것을 아직 뛰어넘지는 못한 상태에 만난 강렬한 이끌림이라면 비교적 치열할 가능성이 더 크다. 설령 아주 강력한 이끌림으로, 달달함으로 시작했다 하더라도, 좀 더 숙제를 풀고 싶은 영혼이라면 '달달하지 않은 부분'까지 사랑의 영역을 넓혀보고 싶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마치 신혼부부들이 불타는 사랑으로 결혼했다가 아이를 낳고 키우며 여러번의 전투와 위기를 겪고, 그럼에도 어느 시점까지는 함께 살아감을 택하는, 보편적으로는 그런 그림으로 나타날 수 있다.
사실 이렇게 치열하게 지지고 볶는 관계들은 인간적으로도 그렇지면 영혼적으로도 서로에 대한 집착과 아주 깊은 의존성을 지닌 경우가 많다. 특히 '나는 너 아니면 안된다'하는 경우는 말이다.어찌 보면 영혼들이 더 원하는 바는 상대에 대한 어떤 집착도 의존도 없지만, 그럼에도 '그저 더 사랑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닐까. 상대가 내가 없어도 잘 살아갈 수 있는 상태를 만들어나가고, 그런 사랑을 주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제일 좋은 사랑이라고 생각했었고 현재까지도 변함은 없다.
한편으로, 사람들이 '운명적인 사랑' '이 사람이 아니다' 라는 것에 대해서는, 더 높은, 더 숭고한 사랑에 대한 갈망이었지 않나 싶기도 하다. 내가 어떻게 되더라도, 설령 내가 죽더라도 상대를 지킬수 있는가? 설령 상대가 나를 떠나더라도 나는 상대를 지켜줄 수 있는가?내 것을 주고 주고 또 내줄 수 있는가? 하는 부분 말이다.대부분의 사람들이 저런 사랑을 받고 싶어 한다고 생각한다. 그치만 실전의 생활에서, 아주 사소한 부분에서도 자신의 부분을 내려놓기조차 어려워하는게 우리다. 항상 저런 사랑을 갈망하지만 막상 나를 앞세우는 때가 훨씬 더 많다. 나 자신은 과연 그런 사랑과 마음을 낼 수 있는 사람인걸까?
어쨌거나, 최근까지는 관계의 문제 안에서 '서로에 대한 집착으로부터 자유'라고 하는 부분에 상당히 골몰했었던 것 같다. 관계를 지키면서, 내 모든 것을 상대에게 다 해줄 수 있으면서도, 상대방에 대한 집착이 올라오지는 않았으면 했고, 솔직히 우리의 만남 이후에도 그 사람이 더 나은 연애를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항상 있었다. 그 부분은 스스로가 쌍둥이불꽃과의 이별 이후 아주 오랜 영혼의 세월동안 숙제처럼 안고 있던 부분이었다.
일단 함께 있을때 뭔가 더 해주지못한 것 같은 부분에 대한 후회나 아쉬움이 아주 오랜 세월 죄책감으로 자리잡았었고, 늘 함께였기에 자연스럽게 자라나게 된 강력한 의존성이나 집착에서 어느정도 자유를 찾고 자립적인 존재가 되기까지 상당히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별이 너무도 충격적이었기 때문에, 새로운 연애를 시작하기조차 너무도 힘들었고 오래 걸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와 새로이 만나는 상대는 나 같은 과정을 겪지 않기를 바랐었다.그러니까, 나와의 이별 이후, 상대방이 "나는 이사람 아니면 안된다"라는 마음을, 전혀 갖지 않기를 바랐었던 것이다.
그래서 어찌 보면 최근 나의 연애는 '이별 그 후'를 더 염두해오고 이어왔던 것도 같다.하지만 지금은 그마저도 집착이었던 것 같다. 오히려 거기에 대한 집착이 관계성 안에서 할 수 있던 더 많은 것들을 가로막은 느낌도 드는 것이다. '집착하지 않는 것'에 집착했다고나 할까. 어찌보면 그것마저도 쌍둥이불꽃과의 이별에서 파생된 테마였던 것 같다. 이제는 거기에서마저도 자유롭고 싶다. 나는 이제 그 테마에서 벗어나 다시금 태초의, 그저 순수한 마음으로 사랑하고 싶다.누군가를 아주 오랜 세월 바라봐주고, 부드럽게 지켜주고 싶다. 그런 마음으로 나를 내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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