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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less May 03. 2021

캄보디아에 관한 짧은 필름

앙코르와트와 씨엠립에서의 나날들

scene #1


도시는 물에 잠겨있었다




scene #2


처음 뚝뚝에 올라탈 때는 몰랐었다
돌아온 뒤 기억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을




scene #3


비로 잠긴 도시의 가장자리는
노점상들이 지키고 있었다




scene #4


왓 트마이의 뒷골목
녀석은 노인을 집으로 인도하고 있었다




scene #5


그리고 녀석은 내게 아무런 관심을 보여주지 않았다




scene #6


반띠아이 스레이는 물위에 떠있었다
섬처럼




scene #7


비현실적일만큼 정교한 조각들




scene #8


두 가지 동물상과 압사라들, 수천의 부조가 낡은 도서관을 지키고 있었다




scene #9


개구리양산을 쓴 아이들이 웃음을 건네왔다




scene #10


소달구지를 몰던 노인이 웃음과 그리움을 건네왔다




scene #11


벙 미알레아 입구는 연으로 가득찬 호수와 아이들이 지키고 있었다




scene #12


기이한 형태의 나무가 어우러진 풍경




scene #13


거대한 사원의 복구는 시작조차 되지 않았다




scene #14


어쩌면 압사라들은 현재하는 크메르인들보다 더 많을 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scene #15


스펑 - 인간의 역사를 보란듯이 짓이겨놓은 거대한 힘




scene #16


무너진 돌더미들이 그대로 풍경을 지키고 있었다




scene #17


바라봤다, 이어지지 않던 길의 끝까지




scene #18


굳게 닫힌 문




cene #19


나무는 종종 기둥처럼 보였다




scene #20


주산지가 떠올랐었다
잠시 그리웠던가




scene #21


돌더미를 오르는 사람들을 지켜봤다




scene #22


또 다른 스펑의 풍경




scene #23


바다로 이어지는 똔레 삽을
목조선으로 달렸었다




scene #24


목조선 앞자리의 아이는
결코 비켜주거나 앉아보라 권할 생각은 없는 듯 했다




scene #25


깜퐁 플룩의 아이들은 일년의 절반 이상을 물 위에서 생활한다고 했다




scene #26


빗속에서 사람들이 환한 웃음을 건네왔다




scene #27


아이들이 부지런히 목조선을 따라오고 있었다
어디로 가는 것이었을까




scene #28


똔레 삽의 수평선 그리고 풍경




scene #29


돌아오던 길
사람들 위로 무지개가 떠올랐다




scene #30


앙코르 와트는 가장 대표적인 사원이지만, 점점 더 접근할 수 있는 범위가 줄어들고 있다고 했다
가이드는 10년 후가 되면 아마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없을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scene #31


풍경을 지키던 무녀는 무심코 눈길을 주다 유적 안쪽으로 사라져갔다




scene #32


무녀의 쉼터였을 거다




scene #33


목이 잘려나간 부처들, 제국주의의 역사




scene #34


압사라의 춤은 어쩌면 어디에나 존재하는 것 같았다




scene #35


앙코르 와트의 첨단
신들의 영역으로는 더 이상 올라갈 수 없었다




scene #36


따 프롬의 낯선 풍경이 익숙한 듯 다가왔다




scene #37


진행중인, 자연의 인간 정복




scene #38


책과 사진으로 수없이 본 풍경은 오히려 낯설게 느껴지곤 했다




scene #39


압사라 그리고 크메르인의 얼굴로 채워진 장면




scene #40


다시 스펑




scene #41


그리고 스펑




scene #42


또 다른 스펑




scene #43


앙코르 톰 - 수천의 관음보살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scene #44


관음보살, 크메르인의 미소




scene #45


천공의 성 라퓨타였던가
폐허를 지키던 오래전 문명의 기계병이 떠올랐다




scene #46


신들의 영역을 둘러싼 숲을 처음 바라봤다




scene #47


어디론가 달려가던 아이




scene #48


수많은 신화와 역사, 시간을 고스란히 담고 있던 벽들




scene #49


압사라의 춤




scene #50


이 장면을 처음 만난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scene #51


신들의 영역을 둘러싼 벽은 숨막힐 듯 무거웠다




scene #52


폐허의 한가운데에서 하늘을 올려봤다




scene #53


목이 잘린 부처는 여전히 사람들의 소망을 듣고 있었다




scene #54


앙코르 톰을 지키던 관음보살들




scene #55


한껏 치장한, 현전하는 우상




scene #57


그리고 고요하게 잠들어가던 숲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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