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냉기. 몸의 손과 발에 살지.
온 세상이 하얗고 파란, 서늘하고 시린 곳에서 왔다.
아무리 나의 원인을 알아내려고 해도 소용 없을 걸.
나는 미지의 세계에서 왔으니까.
나를 들고 다니는 이 손은
찬 바람을 가로 세로로 맞으며 춥게 입고 다녀.
닿는 곳마다 얼려버릴 준비가 된 순간
덥다고 아웅대는 개구진 아이의 목덜미를 습격한다.
펄떡이는 온기가 와 닿자 떠오른다.
희미하게 잊혀져가던
살아 있음의 와중이.
감각은 모든 현상과 판단을 앞선다.
쾌가 종종 도덕과 윤리를 져버리듯이.
오래 차가우면 느리고 둔탁해진다.
나는 성가신 너의 냉기. 우리는 매일을 함께 하지.
차가운 내가 따뜻한 너에게 기생하는 것이 아니라,
차가운 네가 덜 차가운 나에게 빚져 살아가고 있음이 나의 원인을 밝힐 수 없는 이유란다.
아무리 심장을 뛰게 해도
무더운 여름이 오지 않는 이상
나는 너에게 머물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