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나방

by 우아



주체에게 주어진 특성이라는 것은

운명보다 선재하는 설정값과 같은걸까.


죽을 운명, 살 운명,

그때 그렇게 되었을 운명.


곤충이 빛을 향해 일정한 각도를 유지하며 날아드는 것은

죽음을 무릅쓴 운명의 전진이기 보다는

그저 그렇게 해야만 하는

고약한 특성 때문이니.


물론 미련함도 어리석음도 아니야.

그들은 그저 그렇게 죽어가고자 살아갈 뿐이다.


특성은 운명을 앞선다. 정말?

도무지 돌아가지 않는 방향키.

암초에 난파될 미래를 알지만

부딪힐 수 밖에 없는

운명.




keyword